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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장제우의 ‘아웃사이드’] 억강부약을 외쳤던 이재명의 현신, 맘다니

2026년 첫째 날 뉴욕시장 맘다니가 취임식 직후 향한 곳은 부동산임대기업 피너클 그룹이 매각을 진행 중인 아파트였다. 피너클 그룹은 약 5천세대의 임대료안정화주택을 비롯해 수만채의 아파트를 보유한 거대 부동산회사이다.

[장제우의 ‘아웃사이드’] 억강부약을 외쳤던 이재명의 현신, 맘다니

뉴욕시장 취임후 부동산기업 방문

임대료안정화주택 집세 2년 동결

배달노동자 ‘임금체불’도 밝혀내

李 대통령도 숙원… 길 잃어 씁쓸

장제우 작가

2026년 첫째 날 뉴욕시장 맘다니가 취임식 직후 향한 곳은 부동산임대기업 피너클 그룹이 매각을 진행 중인 아파트였다. 피너클 그룹은 약 5천세대의 임대료안정화주택을 비롯해 수만채의 아파트를 보유한 거대 부동산회사이다. 1990년대 후반 피너클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안정화주택을 집중 매입했다. 하지만 고의가 의심되는 관리 소홀로 인해 누수, 녹물, 부실 난방, 곰팡이, 쥐떼, 바퀴벌레 등 온갖 문제가 발생했다. CEO의 재산이 700% 늘 때 그가 임대한 아파트는 열악해져만 간 것이다. 세입자 민원이 1만4천건에 달하는 가운데 임대료안정화주택을 허문 뒤 고가주택을 짓기도 여의치 않자 피너클 그룹은 2024년 임대료 규제 아파트에 대해 파산을 신청하고는 매각을 시도한다.

2025년 말 맘다니의 취임 직전 글로벌 부동산기업인 서밋 프라퍼티스는 4억5천100만 달러에 피너클 그룹과 매매계약을 체결한다. 피너클 세입자조합과 뉴욕시는 이에 반대하며 세입자운동과 계약중지 소송을 병행했다. 서밋의 이력을 보건대 피너클처럼 건물을 방치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2026년 1월16일 법원은 서밋 프라퍼티스가 진지한 유지보수 계획을 제시한 데다 뉴욕시가 이를 철저히 감시할 게 명백하므로 세입자도 신속한 수리를 확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계약을 승인했다. 서밋의 약속에는 5년 간 3천만달러를 투자해 기존 문제의 해결 및 지속적인 관리에 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맘다니는 기자회견을 열어 법원에 제출된 인수자의 약속을 공개했고 세입자조합은 새 집주인과 협의 테이블에 앉았으며 피너클의 운영하에 초래된 수백만달러의 밀린 집세를 탕감하는 데 합의했다. 세입자의 조직적 운동을 지원하는 맘다니표 억강부약은 다른 부동산업체들에도 마수(?)를 뻗치고 있다. 지난 5월 법원은 시민단체로부터 최악의 임대업자로 선정된 두 곳에 3천100만달러의 벌금과 위험한 지점의 즉시 수리를 위한 90만달러의 압류를 선고했다. 뉴욕시는 피너클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유지보수에 적극 개입하는 한편, 자격 있는 매수자를 찾기 위해 관계자들과 협의에 나섰다.

지난 6월 시장에게 임명권이 있는 뉴욕시 임대료지침위원회는 7대1의 표결을 통해 임대료안정화주택 100만호의 집세를 최대 2년간 동결했다. 직후 맘다니는 독립적인 위원회에서 노동자가 응당 받아야 할 주거비 경감이 결정되었다며 지지를 표했다. 그는 또 부유한 집주인의 세금도 인상했다. 뉴욕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500만달러 이상의 뉴욕 소재 세컨드 홈을 소유한 부유층에게 추가 세금을 부과한 것이다. 이 같은 억강부약에 대해 임대인과 부유층은 소송으로 반발하고 친공화당 언론은 융단폭격을 퍼붓지만 맘다니는 조금도 물러설 기미가 없다.

2023년 뉴욕시의회는 플랫폼 배달업계의 보수 인상, ‘대기 시간’에 대한 보상, 급여내역에 관한 데이터 제출 등이 담긴 최저임금 조례를 통과시켰다. 급여가 예상보다 적다는 의심이 불거진 가운데 맘다니는 취임 직후 조사를 지시한다. 점유율 50%의 도어대시를 대상으로 1억5천200만건의 결제내역과 1억1천만 시간의 배송내역을 수개월에 걸쳐 분석한 끝에 약 26만명의 급여를 덜 주거나 연체했음을 밝혀냈다.

이후 뉴욕시와 소송전을 벌인 도어대시는 지난 9월 1억3천15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지방정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배달노동자 합의금이다. 도어대시는 실수로 인한 위법이 일부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합의금의 대부분은 불법 때문이 아닌 소송 종결을 위한 것이며 앞으로는 시의 방침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불투명하고 불법적인 알고리즘을 방패로 막대한 이윤을 올리는 거대 플랫폼 기업의 횡포에 정면으로 맞선 도어대시 사건은 억강부약의 세계적인 모범 사례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대통령 취임식까지 틈나는 대로 억강부약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쌓아올린 이미지만큼 실천도 하는지는 의문이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억강부약 행보와 생활밀착 실용주의 행정으로 중도는 물론 트럼프 지지층까지 상당수 흡수한 맘다니를 보노라면, 우리 대통령은 ‘중도’로 가려다 길을 잃은 것 같아 씁쓸하다.

/장제우 작가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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