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민원이 증권사 전산장애와 가상자산 관련 분쟁 확대로 12만8000건을 넘어서며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 전반에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등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민원은 12만8419건으로 전년 11만6338건보다 10.4% 늘었다.
금융상담은 35만9063건으로 6.4% 증가했고, 상속인 조회는 31만738건으로 4.8% 늘었다. 금융민원, 금융상담, 상속인 조회를 합친 전체 건수는 79만8220건으로 전년보다 6.4% 증가했다.
민원 증가는 금융투자와 보험권이 이끌었다. 금융투자 민원은 1만4944건으로 65.4% 급증했다. 증권사 전산장애와 가상자산 관련 민원이 한꺼번에 불어난 영향이다.
손해보험 민원은 4만8281건으로 19.6%, 생명보험 민원은 1만4656건으로 12.0% 각각 늘었다. 전체 금융민원에서 보험권이 차지한 비중은 49.0%로 가장 컸다. 이어 중소서민 22.5%, 은행 16.8%, 금융투자 11.6% 순이었다.
은행권 민원은 2만1596건으로 10.2% 줄었다. 다만 보이스피싱 관련 민원은 4350건으로 전년보다 125.7% 급증했다. 계좌 지급정지, 전자금융거래 제한, 피해예방 제도개선과 내부통제 관련 민원이 몰린 결과다. 전체 은행 민원에서 여신이 33.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보이스피싱이 20.1%로 뒤를 이었다.
중소서민권역 민원은 2만8942건으로 2.9% 감소했다. 그러나 세부 업종을 보면 대부업자 민원은 25.8%, 신협 민원은 28.6%, 저축은행 민원은 18.8% 각각 늘었다. 신용카드사 민원은 소폭 줄었지만 취약 차주와 서민금융 이용자가 접하는 업권에서는 불만이 이어진 셈이다.
보험권에서는 보험금 산정과 지급, 면책·부책 결정 관련 민원이 두드러졌다. 생명보험은 보험금 산정·지급 민원이 30.2%, 면부책 결정 민원이 18.7% 늘었다. 손해보험은 보험금 산정·지급 민원이 14.0%, 면부책 결정 민원이 49.4% 증가했다.
금융투자권역에서는 가상자산 민원이 폭증했다. 지난해 가상자산 민원은 4491건으로 전년보다 1014.4% 늘었다. 가상자산거래소의 API 첫 거래 지원금 이벤트 혜택 미지급 등을 둘러싼 분쟁이 급증한 탓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증권 민원도 7612건으로 26.9% 증가했다.
금융상담은 35만9063건으로 6.4% 늘었다. 재무관리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무설계 수요가 커졌고 상담 채널 홍보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불법금융 신고는 12만5932건으로 19.1% 증가했다. 금감원은 개정 대부업법 시행과 관련해 불법대부계약 무효화 등 피해구제 방안을 적극 알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금융자문 서비스 이용도 1만4900건으로 25.3% 늘었다.
상속인 조회는 정부의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와 맞물려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상속인 조회는 31만738건으로 전년보다 1만4328건 늘었다. 사망자나 피후견인의 금융거래 내역, 토지, 자동차, 세금, 연금 가입 여부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통합 조회 수요가 이어진 결과다.
민원 처리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처리된 금융민원은 12만7809건으로 전년보다 17.0% 증가했다. 일반민원은 8만4240건, 분쟁민원은 4만3569건으로 각각 늘었다. 평균 처리기간은 46.6일로 전년보다 5.1일 길어졌다. 금감원은 처리 건수는 늘었지만 ELS와 티메프 관련 대규모 민원 처리 영향으로 평균 기간도 다소 증가했다고 밝혔다.
민원 수용률은 41.3%로 전년보다 1.4%p 상승했다. 일반민원 수용률은 33.9%로 2.2%p 낮아졌지만, 분쟁민원 수용률은 54.7%로 7.4%p 올랐다.
금감원은 "올해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감독체계를 강화하고, 분쟁조정위원회 운영을 정례화해 피해구제 기능을 높이겠다"며 "민원·분쟁 처리 전반에는 생성형 AI 기술도 접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험권의 단순 민원은 협회로 이송해 신속히 처리하는 방안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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