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로부터 1억2500만달러 유치…신사업 추진 동력 확보
반도체·이차전지 중심 조직개편, '첨단소재 기업'으로 체질개선 가속
OCI 테라서스의 연구원이 폴리실리콘 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OCI홀딩스]
OCI그룹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화학 업황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제2의 도약'을 선포했다.
대규모 외자 유치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동시에 단행하며, '반도체'와 '이차전지(배터리)'라는 양대 미래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흑자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OCI는 1959년 설립된 한국의 글로벌 화학 기업으로, 기초화학, 카본케미칼, 정밀화학, 무기화학, 에너지 소재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특히 폴리실리콘, 카본블랙, TDI, 과산화소다, 흄드실리카 같은 핵심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주요 사업 부문은 화학소재, 태양광 원료인 폴리실리콘, 반도체·이차전지 관련 첨단소재, 에너지솔루션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도시개발 및 바이오·제약 분야로도 확장을 넓히려 하고 있다.
◇ '1억2500만달러' 글로벌 신뢰 확인…재무적 실탄 확보
OCI그룹은 최근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 테라서스가 세계은행그룹 산하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총 1억2500만달러(약 19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일본 도쿠야마와 5대 5 지분의 합작법인인 'OTSM'을 위한 이 자금은 동남아시아 및 글로벌 사업장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 및 운영자금, 그리고 이차전지 음극재 소재 생산설비 확충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단순히 자금 조달을 넘어, OCI가 추진하는 친환경 및 첨단소재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OTSM이 생산할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친환경 수력발전 기반의 친환경 전력으로 제조되는 11‑Nine급(99.999999999%)의 초고순도 제품이다. 2027년 준공 및 시운전을 마친 후 PCN(고객사 승인) 절차 등을 거쳐 2029년부터 연간 8000톤 규모로 상업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OCI 사업부별 주요 제품. [자료=OCI, 삼성증권]
◇ '반도체·이차전지' 중심 조직 슬림화…의사결정 속도 빨라진다
자금 확보와 함께 진행된 조직 개편은 OCI그룹의 전략적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기존의 백화점식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성장이 확실시되는 첨단소재 부문으로 인적·물적 자원을 집중 배치했다.
우선, 반도체 소재 부문이 전문화된다. 초고순도 폴리실리콘과 특수가스(NF3 등) 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관련 부서를 통합 관리한다.
아울러 OCI홀딩스는 실리콘 음극재 소재 등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 양산 체제를 조기 구축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강화했다.
이밖에 OCI홀딩스는 중복된 지원 부서를 통합하고 현장 중심의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로 탈피했다.
이와 함께 OCI홀딩스는 사장단 인사를 실시, 통합 컨트롤타워를 가동하고 첨단소재 기업으로의 전면적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김유신 OCI홀딩스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OCI홀딩스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기존 OCI 사업회사 CEO 부회장 대표이사직과 겸직한다.
1965년생인 김 부회장은 1990년 군산 공장 연구과 입사 후 사업개발 1·2부 상무보, 카본 비지니스 사업부, 케미칼 사업부,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등을 거친 내부 전문가다.
군산 공장은 OCI의 핵심 사업인 폴리실리콘 생산을 처음 성공한 곳으로, 인산 등 베이직 케미칼 제품의 생산거점이었다.
김 부회장은 각 사업부와 국내 생산공장 조직을 이끌며 화학·소재 사업을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반도체·스페셜티 중심 사업 확장을 실행할 적임자로 꼽힌다.
OCI 베이직 케미칼 제품별 매출 비중(2025년). [자료=OCI, 삼성증권]
◇ 소재 국산화의 선봉, 흑자 전환 '청신호'
현재 우리 산업계의 화두인 '공급망 자립' 측면에서 OCI의 행보는 독보적이다. 일본과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용 초고순도 소재와 이차전지 핵심 원료를 국산화함으로써 국내 전방 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직 개편과 투자 유치가 실질적인 '실적 턴어라운드(흑자 전환)'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OCI홀딩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576억원을 기록하며 2024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메모리 시장의 가파른 회복과 함께 OCI의 베이직 케미칼 사업에서도 긍정적인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4분기 실적부터 이에 대한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분기 영업이익률은 3.1%까지 개선돼 4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베이직 케미칼(반도체·이차전지 소재 포함) 매출 내 반도체 산업 관련 매출 비중(2025년 기준)은 폴리실리콘 19%, 과산화수소 16%, 인산 11%, 가성소다 11%, 흄드실리카 5% 등으로 합산 기준 62% 이상으로 파악된다"면서 "특히 과산화수소 및 폴리실리콘은 올해 하반기 이후 보다 뚜렷한 개선이 예상되기에, 베이직 케미칼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5%에서 2026년 및 2027년에는 각각 4.7% 및 5.8%까지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OCI홀딩스는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파운드리 증설에 따른 초고순도 폴리실리콘의 수요 급증하고 있으며, 이차전지는 포스코홀딩스 등 국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한 실리콘 음극재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OCI그룹은 ▲자금(IFC 투자) ▲조직(효율적 개편) ▲전략(첨단소재 집중)이라는 삼박자를 완성하며 과거 석탄화학 중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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