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부동산 대책 포함 ‘전월세 안심신탁사업’ 내달 시행
정부가 임차인에게 보증금 받아, 운용 수익 4~5% 임대인에게 제공
주택 구입 투자, 전세금 사용 관행 걸림돌…수익률 보장 여부도 논란
의무 아닌 자율, 실효성 의문…임대인 우위 속 되레 집값 자극 우려
정부가 8·13 대책 중 하나인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을 다음달 시행한다. 임차인은 전세보증금을 정부에 맡기고, 정부는 이를 주택 건설사업에 투자해 그 수익을 임대인에게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실적으로 전세금이 부동산 투자 지렛대로 여겨지는 현실에서 참여를 얼마나 끌어낼지가 사업 성패를 가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18일 “9월 중 집주인 모집을 시작해 올해 안 대상자 선정과 약정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심신탁사업 참여는 임대인과 임차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관리하는 ‘주택전월세안정화기구’ 등 3자 계약으로 결정된다. 전월세안정화기구가 임대인 대신 전세금을 받아서 HUG가 보증하는 주택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임대인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PF 대출 금리와 현재 서울 전월세전환율 등을 고려해 수익률은 4~5%로 잡고 있다.
관건은 얼마나 많은 임대인이 참여하느냐다. 올해 초만 해도 국토부는 등록임대사업자이면서 ‘깡통전세’ 우려가 있는 주택 등을 대상으로 참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대상자가 너무 적고, 강제 시 월세 전환, 즉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지적에 방향을 틀었다. 이번엔 모든 임대인을 대상으로 의무가 아닌 자율 참여로 운영된다.
국토부는 세입자의 월세 미납 등 관리 부담을 느끼는 임대인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임대인이 전세금을 이미 다른 용도로 썼거나, 다른 주택 구매에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국토연구원 연구진이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임대인 48.3%는 현금·펀드·보험·주식·채권 등을 포함한 저축액이 전세금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2명 중 1명은 전세금을 다른 곳에 써버려 ‘신탁할’ 전세금이 없는 셈이다.
특히 전세금은 집값 상승기엔 주택 구매 레버리지로 쓰는 경향이 더 강했다. 국토연구원 연구를 보면, 2017년 9월~2020년 2월엔 보증금 승계 주택 매입 사례가 월평균 6000여건이었다가 2020년 3월~2022년 6월엔 월평균 2만여건으로 증가했다. 현 정부 들어 ‘갭투자’ 본격 규제 전 가격 상승기에도 이런 레버리지 활용 사례가 크게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안심신탁사업을 장기적·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집값 상승기와 하락기에 서로 다른 전세금 활용 실태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익률 4~5%가 충분한지도 쟁점이다. 국토부의 임대인 설문 결과, 수익률 4.85% 가정 시 약 20%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박 부연구위원은 “신탁 시 줄어들 다양한 레버리지의 가능성을 상쇄할 만큼의 수익률을 만들려면 보유세 등 세제 혜택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익률을 고정하면 미달 시 부족분을 책임져야 하고, 변동 수익률이라면 집주인에게 손실이 돌아갈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전세금 상승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경호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소장은 “정부 대책엔 전세금이 들어간 PF에 이자 지원 방안도 있는데 재정으로 PF를 뒷받침해주다니 공공이 할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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