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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외국인 창업 문턱을 크게 높인 조치가 신규 진입 차단을 넘어 기존 사업자 이탈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가을 ‘경영·관리’ 체류자격 요건이 대폭 강화되면서 높아진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이 줄줄이 사업을 접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 법인과 음식점을 운영해온 외국인 가운데 올 상반기에만 953명이 사업을 접고 일본을 떠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일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 통계를 분석해 2026년 상반기(1~6월) ‘경영·관리’ 체류자격 보유자 중 재입국 허가 절차를 밟지 않고 출국한 인원이 953명으로 전년 동기의 3.9배였다고 전했다. 재입국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은 사업 정리 후 복귀 의사가 없다는 뜻이다.
시점은 제도 변경과 맞물린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은 2025년 10월 16일 상륙 기준을 정한 법무성령(한국의 시행규칙 격)을 개정했고, 그 직전까지 월 수십 명대였던 출국자는 같은 해 12월 114명으로 뛰었다. 2026년 들어서는 6월까지 매달 100~200명대가 이어졌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이 지난해 10월 16일 상륙 기준을 정한 법무성령(한국의 시행규칙 격)을 고쳐 자격 취득 요건을 대폭 조인 탓이다.
신규 신청은 더 가파르게 꺾였다. 요건 강화 이후 5개월간 신청 건수는 직전 5개월 대비 약 96% 줄었다. 들어오려는 쪽과 이미 들어와 있던 쪽이 같은 시점에 함께 반응한 셈이다.
바뀐 기준의 핵심은 자본금이다. 종전에는 자본금 500만 엔(한화 약 4293만 원) 이상이나 상근직원 2명 이상 중 하나만 충족하면 됐지만, 개정 후에는 자본금 3000만 엔(한화 약 2억 5761만 원) 이상이 선택지가 아닌 필수 조건이 됐다.
여기에 3년 이상 경영·관리 경력 또는 석사 이상 학위, 상근직원 1명 이상 고용, 일본어능력시험(JLPT) N2 상당 어학 능력, 중소기업진단사·세무사·공인회계사의 사업계획서 검증이 새로 붙었다. 자택을 사무소로 겸하는 방식도 인정되지 않는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은 한국이 유사 비자에 자본금 3억 원, 미국이 10만~20만 달러(한화 약 1억 3755만~2억 7510만 원)를 요구한다는 점을 들어 종전 기준이 국제적으로 낮았다고 설명한다.
부담의 크기는 두 통계에서 드러난다. 도쿄상공리서치가 2026년 3월 31일부터 4월 7일까지 일본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경영자 299개사를 조사한 결과 45.2%가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고, 폐업을 검토한다는 응답이 5.3%(16개사)였다.
증자 등으로 요건을 맞추겠다는 답은 27.4%(82개사), 매각·합병 검토 11.7%(35개사), 일본인이나 영주자로 경영권을 넘기겠다는 답은 6.3%(19개사)였다. 폐업 검토 비율은 정보통신업 16.6%, 소매업 12.5%, 서비스업 10.1% 순으로 높았다.
같은 기관 집계로 2024년 일본에서 설립된 법인 14만 3367개사(개인사업자 등 제외) 가운데 자본금 3000만 엔 이상은 1491개사, 1%에 그쳤다. 일본인 창업자 기준으로도 상위 1%에 해당하는 규모를 외국인 신규 진입 요건으로 삼은 구조다.
정부는 정비 목적을 강조한다. 히라구치 히로시 법무상은 2026년 6월 참의원 법무위원회에서 “허가 기준이 다른 나라 유사 제도보다 느슨해 이주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심사에서 사업 실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영·관리 체류자는 2025년 말 4만 6781명으로 5년 전의 1.7배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은 2028년 10월 16일까지는 새 기준 미달이어도 갱신을 인정하고, 이후에도 충족 전망이 있으면 허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준과 별개로 경영 실태 심사가 깐깐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토 겐지 도쿄상공리서치 정보부 과장은 “소규모 기업이 새 기준을 맞추기는 어렵다”며 “외국인이 폐업하면 원재료를 대던 도매업체나 사업용 부동산 임대인인 일본 기업까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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