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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터넷은행 전산사고 163건…투자 늘렸지만 더 늦게 잡았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토스뱅크·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전산사고는 2021년부터 올 2월까지 총 163건으로 집계됐다.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은행 전산사고 163건…투자 늘렸지만 더 늦게 잡았다

인터넷은행 3사.(사진=각 사)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매년 수천억원대 전산운용비를 투입하고도 정작 핵심 리스크인 전산사고 예방과 조기 탐지에서는 뚜렷한 개선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사고 건수 자체도 적지 않았지만, 더 큰 문제는 일부 오류를 수개월, 길게는 수년 뒤에야 인지한 사례까지 확인됐다는 점이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토스뱅크·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전산사고는 2021년부터 올 2월까지 총 163건으로 집계됐다.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각각 64건으로 가장 많았고, 케이뱅크는 35건이었다.

피해 양상도 은행별로 달랐다. 토스뱅크는 실제 금전 피해자가 1만700명, 배상 금액은 4874만원으로 3사 가운데 가장 컸다. 단순 접속 지연을 넘어 개별 고객의 금전 손실로 이어지는 로직 오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해석이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피해자가 6만9687명에 달했지만 배상액은 194만원에 그쳤고, 케이뱅크는 107명, 21만원 수준이었다. 다수 이용자가 동시에 불편을 겪는 접속 장애형 사고와 개별 거래에 직접 영향을 주는 금전 사고의 성격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주목할 대목은 사고 발생 자체보다 인지 시점이다. 토스뱅크는 2021년 10월 발생한 여신 기준금리 변동 오류를 2023년 9월에야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처럼 금융거래의 핵심이 되는 수치 오류를 약 2년 동안 발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2024년 1월 발생한 금융결제원 PG 결제취소 거래 미입금 건 역시 반년이 지난 7월에 확인됐다. 케이뱅크도 2021년 발생한 금리 등 수치 오류를 192일이 지나서야 파악했다.

이같은 문제가 '내부 통제의 사각지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고가 났더라도 조기에 포착하고 즉시 보정할 수 있으면 피해 확산을 줄일 수 있지만, 장기간 누적된 뒤 뒤늦게 확인되는 구조라면 상시 모니터링과 대사, 검증 로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처럼 영업점 없이 앱과 시스템이 곧 영업 기반인 사업모델에서는 전산 오류의 파급력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최근 잇따른 사고도 이런 문제의식을 키우고 있다. 토스뱅크에서는 10일 엔화 환율이 실제 시장가의 절반 수준으로 잘못 고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약 7분 동안 5만건, 283억8000만원 규모의 환전 거래가 이뤄졌고, 일부 거래는 이후에도 정정되지 않았다. 카카오뱅크 역시 17일 두 차례에 걸쳐 총 34분간 앱 접속 장애를 겪었다. 공모주 청약 시간대와 맞물리며 이용자 불편이 커졌고, 민원도 184건 접수됐다.

인터넷은행별 전산사고 발생 건수 및 피해 규모 비교 /그래픽 =류수재 기자

두 사고 모두 외부 해킹보다 내부 운영·설정 변경 과정의 문제에 가깝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토스뱅크 사고는 환율 산정 시스템 점검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고, 카카오뱅크는 앱 성능 모니터링 시스템의 설정 강도를 높인 것이 서버 부하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서비스 개발이나 기능 추가 못지않게 변경 승인, 사전 테스트, 롤백 체계, 실시간 탐지 역량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은행들의 전산운용비는 계속 늘고 있다. 2026년 기준 카카오뱅크의 전산운용비 예산은 3356억원으로 전년보다 37% 증가했고, 토스뱅크는 1762억원으로 40%, 케이뱅크는 1601억원으로 23% 각각 늘었다. 표면적으로는 공격적인 IT 투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지만, 투자 확대가 곧바로 사고 예방 효율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금융당국도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이사회 보고 의무 강화, 재해복구센터(DR) 관련 기준 확대, 사고 보고 체계 정비 등이 잇따라 추진되는 배경에도 금융사의 IT 리스크를 단순 전산 부서 이슈가 아니라 경영진 책임 영역으로 끌어올리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전산 안정성과 복구 체계, 사고 대응 역량이 앞으로는 자본력이나 성장성 못지않은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비대면 채널 의존도가 높은 만큼 전산 안정성이 곧 서비스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며 "투자 확대와 함께 사고를 조기에 포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내부 통제 체계를 얼마나 촘촘히 갖추고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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