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오현 양제민 변호사.
이혼소송이 시작되면 많은 사람들이 “이미 끝난 결혼인데 다른 사람을 만나도 상관없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이혼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여전히 혼인관계가 유지된다. 따라서 소송이 진행되는 도중 새로운 이성과 교제하거나, 숙박업소 출입·금전 지원·동거 사실 등이 확인되면 또 다른 외도로 평가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한 사건에서는 남편의 외도를 이유로 아내가 먼저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아내 역시 다른 남성과 여행을 가고 숙박업소를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아내는 “이미 별거 중이었고 남편이 먼저 잘못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혼인관계가 완전히 종료된 상태가 아니었다고 보았다. 결국 원래 남편에게만 인정되던 책임이 부부 공동의 책임으로 바뀌었고, 아내가 청구한 위자료도 크게 줄어들었다.
반대로 배우자의 외도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뒤, 본인도 “이제는 끝난 관계”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가 오히려 상간소송까지 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법원은 이혼 판결 전까지는 배우자뿐 아니라 새로 만난 상대방에게도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대법원은 부정행위 상대방에게 수천만 원을 송금하거나 공동재산을 사용한 경우, 그 금액을 재산분할 비율에 반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심에서 50:50으로 정해졌던 재산분할 비율이 항소심에서 55:45로 바뀐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이혼소송중외도는 단순히 위자료만의 문제가 아니다. 재산분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외도 상대방에게 생활비, 선물, 차량, 숙박비 등을 제공했다면, 법원은 이를 부부 공동재산을 임의로 유출한 행위로 본다. 특히 혼인 중 형성한 재산을 외도 상대방과 함께 사용한 경우에는 상대방 배우자의 몫이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 대법원 역시 외도로 인해 공동재산이 줄어든 경우, 재산분할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별거 중이었으니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법원은 단순히 따로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혼인관계가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 별거 기간, 생활비 지급 여부, 자녀 문제, 서로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장기간 별거하면서 사실상 부부생활이 완전히 끝난 경우에는 책임이 줄어들 수 있지만, 단순히 이혼소송을 제기했거나 잠시 집을 나온 정도라면 외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실무에서는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숙박업소 결제 내역, 차량 블랙박스, 카드 사용기록, 위치기록 등이 핵심 증거로 활용된다. 특히 최근에는 배우자가 소송 도중 외도 사실을 알게 된 뒤 감정적으로 휴대전화를 몰래 열어보거나, 상대방을 찾아가 따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오히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나 명예훼손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증거가 필요하다면 적법한 범위 내에서 확보해야 하고, 섣불리 상대방에게 연락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이혼소송중외도가 확인되면 위자료 액수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의 외도로 인정되는 위자료는 1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정도지만, 소송 중 새로운 외도까지 확인되거나 상간자에게 반복적으로 금전을 지원한 경우에는 더 높은 금액이 인정되기도 한다. 반대로 원래는 위자료를 받을 입장이었던 사람도, 소송 중 자신의 외도가 드러나면 위자료를 받지 못하거나 오히려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법무법인 오현 양제민 이혼전문변호사는 “이혼소송 중의 행동은 단순한 사생활 문제가 아니라, 위자료·재산분할·상간소송 결과까지 모두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어차피 끝난 관계’라고 단정하기보다, 지금의 행동이 재판에서 어떤 의미로 평가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새로운 만남이나 금전 지원, 동거가 시작된 상황이라면 그 순간부터 사건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넷뉴스 박정훈 기자(parkhoon@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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