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한국 증시를 '카지노(Casino)'에 비유하며 개인투자자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와 단일종목 ETF 열풍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에 나섰지만 이미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투기 열풍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3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증시가 지난해 이후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급등한 뒤 최근 급격한 조정을 겪고 있다며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 삼성·하이닉스 쏠림…레버리지가 변동성 확대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AI 수혜주로 자리 잡으면서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두 종목에 과도하게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에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일일 리밸런싱 과정에서 상승 시 추가 매수, 하락 시 추가 매도가 반복돼 주가 변동성을 더욱 키우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가장 위험한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단일 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라며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높은 위험 선호 성향이 시장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출처=연합]
◆ 금융당국 "상폐 대신 문턱 높인다"
금융당국도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조치를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다.
이미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선 만큼 상품을 폐지하기보다 신규 투자자의 진입 문턱을 높여 과도한 투기를 억제하겠다는 판단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와 기자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에 대해 "후회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 "카지노 밖으로 내보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규제만으로는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매체는 "한국 투자자들은 이미 이 매력적인 금융상품에 깊이 빠져들었다"며 "금융당국이 아무리 후회하더라도 투자자들을 카지노 밖으로 내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이 하루 10조원을 웃돌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상품에 거래가 집중되는 등 투기적 거래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 문턱을 높이는 규제만으로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시장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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