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이정현 “호남 충분히 기다렸다… 반도체 위축시켜선 안돼”
중앙일보
이정현 전 국민의힘 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연합뉴스
호남 출신 보수 정치인인 이정현 전 국민의힘 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가 “호남 반도체 검증에 동의하지만, 검증이 시작 자체를 위축시키는 방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냈다.
6·3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이 전 후보는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나경원, 이준석, 장동혁, 한동훈께 호소’라는 글에서 “최근 호남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첨단산업 투자 가능성이 거론되자 네분께서는 실현 가능성, 발표 절차, 기업의 공식 입장, 지역 형평성 등에 대해 우려와 신중한 의견을 말씀하셨다. 저 역시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전 후보는 “호남 출신 보수 정치인으로서 간곡히 말씀드린다. 호남은 너무 오래 기다렸다”며 ”산업화 이후 60년, 민주화 이후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대규모 민간투자는 수도권과 충청권, 영남권에 집중돼 왔다. 호남은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투자 속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 왔다”고 했다.
이어 “새만금, 군공항 이전, 광주공항 이전, 공공의대, AI 국가시범도시, 데이터센터, 빛그린산단, GGM, 서남해 해상풍력 등 수많은 사업에서 지역민들은 희망을 품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체감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투자 가능성 앞에서도 기대와 함께 걱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정치가 던져야 할 질문은 왜 호남인가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성공시킬 것인가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정치인의 말이 아니라 투자환경을 보고 움직인다.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의심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투자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후보는 또 “보수는 원래 성장의 정당”이라며 “기업을 믿고, 시장을 믿고,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정치가 바로 보수였다. 그렇다면 이제는 호남의 성장도 함께 응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호남 발전은 특정 지역만의 이익이 아니다. 수도권 과밀을 완화하고, 대한민국 산업축을 넓히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국가전략”이라며 “정치적으로도 결코 손해가 아니다. 세계 여러 나라를 보면 산업과 일자리가 늘어난 지역에서는 유권자들이 특정 정당만을 지지하기보다 실제 성과와 정책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경쟁이 활발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전 후보는 “신중론은 좋다. 검증도 계속하시라. 그러나 그 검증이 투자의 가능성을 닫는 메시지가 아니라, 투자를 현실로 만드는 방향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안 된다를 말하는 정치는 쉽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되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정치가 진정으로 책임 있는 정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남은 지난 60년 동안 충분히 기다렸다. 이제는 기다림이 아니라 기회의 시간이어야 한다. 보수가 먼저 호남의 기업투자를 환영해 달라”며 “그것이 대한민국을 하나로 만드는 길이고, 보수가 다시 전국정당으로 평가받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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