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세진 기자) KBS2 ‘개그콘서트’가 코너별로 다른 상황 설정과 캐릭터 조합을 앞세워 웃음을 이끌어냈다. 같은 회차 안에서 일상적인 공간과 게임쇼 형식을 오가며 각기 다른 유형의 선택과 갈등을 만들어낸 점이 눈에 띄었다.
먼저 ‘심곡 파출소’에서는 로봇 경찰을 내세운 설정이 가족 관계를 비트는 장면으로 이어졌다. 로봇 경찰 ‘휴먼이’로 등장한 강명선은 파출소에서 노트북 서류 정리 임무를 맡았고, 독수리 타법으로 입력을 이어가다가 사춘기 아들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에 들어갔다. 이런 과정 속에서 송필근이 “넌 어떻게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니?”라고 타박하자, 강명선은 AI 말투를 빌린 “알아서 할 게. 내 방에서 나가”라는 대사로 사춘기 아들의 말투와 태도를 그대로 옮겨 웃음을 자아냈다.
‘심곡 파출소’ 강명선, 사춘기 아들 말투·태도 재현하며 폭소…황은비·어영진은 2005년 유행어·패션 소환. (사진=KBS2)
같은 코너에서는 시간대를 바꾼 커플 설정도 더해졌다. 그동안 1990년대에 머물러 있던 ‘냉동인간 커플’ 황은비와 어영진이 이번에는 2005년 커플로 변신했다. 황은비는 “무슨 소리긔? 오나전 지대 짜증 난다”라며 당시 유행어를 연이어 내뱉었고, 어영진은 바퀴 달린 운동화를 신고 무대에 나와 DMB로 뉴스를 확인하는 등 당시 거리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을 한데 모았다.
이 커플의 흐름은 다른 대중문화 패러디로 확장됐다. 두 사람은 드라마 ‘천국의 계단’ 속 권상우 캐릭터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을 꾸미는가 하면, 김종국의 ‘당연하지’를 연상시키는 구도를 가져와 말 주고받기 방식의 장면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2000년대 중반 예능과 드라마, 가요에서 익숙하던 상황과 표현이 한꺼번에 소환됐다.
‘심곡 파출소’에서는 지난 회차에서 편집이 결정됐던 캐릭터도 다시 활용됐다. ‘시.팔이’로 등장했던 한수찬은 이번에는 유치장에 갇힌 모습으로 돌아왔고, “편집이 웬 말이냐!”라는 문구를 내건 채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러한 침묵 시위 설정이 전면에 놓이면서, 코너 안에서 이전 방송 내용을 가볍게 되짚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10억 버튼’ 코너에서는 게임 형식 속에서 주어지는 선택의 무게가 단계적으로 달라지는 구성이 마련됐다. 이정수는 거액이 걸린 ‘10억 버튼’ 게임 참가자로 나섰고, 1라운드에서 ‘종이 한 장’을 찢으라는 미션을 받았다. 단순한 지시처럼 보이던 이 종이는 곧 할머니가 유일한 가족인 반려견 ‘복순이’를 찾기 위해 붙인 전단지로 밝혀졌고, 상황 설명과 함께 웃음과 난감함이 동시에 겹치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라운드가 이어지면서 선택은 더 복잡한 방향으로 흘렀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임산부’ 손민경과 ‘할아버지’ 이세진 중 한 명을 오토바이에 태워야 하는 과제가 제시됐다. 여기서 단순한 선택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주변 인물들이 개입하는 흐름이 이어졌고, 손민경과 이세진 각각이 내세운 인연과 제안이 추가되면서 상황이 점차 얽혀 갔다.
손민경 쪽에서는 “우리 오빠들이 가게 홍보해 줄 거다”라는 말과 함께 두 인물을 불러냈다. 무대에 등장한 오정율과 윤재웅은 각각 ‘곽튜브’, ‘빠니보틀’을 떠올리게 하는 닮은꼴 콘셉트로 소개됐고, 여행 크리에이터를 연상시키는 인물들을 통해 임산부 쪽 선택에 힘을 보탰다. 이로써 단순 참가자 구도에서 주변 인물들을 통한 지원 구조로 무대 구성이 확장됐다.
반면 할아버지 역할을 맡은 이세진은 다른 방식의 제안을 내놓았다. 그는 손자 1년 치 연봉을 주겠다는 말로 이정수의 선택을 흔들었고, 이때 등장한 인물이 ‘페이커’ 닮은꼴로 설정된 정승우였다. 곽튜브·빠니보틀·페이커를 연상시키는 닮은꼴들이 한 무대에 연달아 등장하면서, 게임 속 마지막 선택 장면은 여러 캐릭터가 동시에 얽히는 구도로 마무리됐다.
이날 방송에서 ‘개그콘서트’는 ‘심곡 파출소’와 ‘10억 버튼’을 통해 일상의 공간과 게임 무대를 오가며 세대, 관계, 선택의 장면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다. KBS2 ‘개그콘서트’는 매주 일요일 밤 9시 2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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