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 17일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용인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용인시청)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상일 용인시장은 중앙일보에서 정치부 기자로 근무하면서 워싱턴특파원·정치부장·논설위원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의 정치인이다. 아울러, 단국대학교에선 석좌교수로,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특임교수로도 활동했다.
지난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 55.37%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당시 용인시장인 더불어민주당 백군기 후보를 5만1325표, 약 11%p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시장 재임중에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은 물론, 교육·교통분야를 비롯해 보건복지·문화체육 등의 분야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경력의 이상일 용인시장을 지난 17일 용인시청 시장실에서 만났다.
그는 파워풀한 아우라를 풍기며 사안마다 분명하게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처음 본 사람을 격의없이 편안하게 대하는 자세에서 '용인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유치한 뚝심있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 시장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이른바 '용인 대개조 작업'에 대한 원대한 구상을 펼쳐보였다. 아래는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더 부드러워 보이는 인상을 가진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 17일 용인시청 시장실에서 가진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처인구의 개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용인시청)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하다. 용인이어야만 하는 이유는.
"반도체 산업은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수백 개의 소재·부품·장비, 설비·패키징 기업, 고도화된 인력, 초정밀 기반 시설이 촘촘히 연결돼 있는 산업이다. 용인은 '집적화를 통한 경제효과(Agglomeration Economies)'를 전국에서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곳으로 40년 이상 축적된 투자와 협업을 바탕으로 한 최적의 입지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인에 1000조원에 육박하는 반도체 투자를 하는 것이다. 용인은 2023년 3월 삼성전자 이동·남사읍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발표를 이끌어냈고, 통상 4년 반이 걸리는 승인 절차를 1년 9개월 만인 2024년 12월 마무리했다. 2023년 7월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의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의 미래연구단지 등 3곳이 반도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환경, 교통 등 각종 영향평가를 비롯해 전력과 용수 등 핵심 기반 시설 구축계획도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이다.
용인시장실에 놓여져 있는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있는 용인시의 마스코트인 '조아용'(용을 캐릭터화)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진=원성훈 기자)
그런데 지난해 12월 26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CBS 라디오에서의 발언을 시작으로 안호영 민주당 의원과 선거를 의식한 정치인들의 '용인 반도체 지방 이전' 주장에 더해 정부의 애매모호한 태도 등으로 반도체 산업의 추진력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국가산단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당초 올해 1월로 예상되던 부지조성 입찰공고를 4월 중순인 지금도 내지 않고 있으며,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용인 국가산단의 삼성전자 3,4기 팹에 대한 2단계 전력공급계획을 확정하지 않아 현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정부가 반도체 산단 추진을 늦추고 용인 반도체 산단 반대 목소리를 키워서 산단 일부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2023년 7월 용인의 국가산단을 반도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하면서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을 책임지고 지원할 책임이 있다. 산업 개발 시 송전망과 용수 문제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이를 조정하고 해결하는 것 역시 국가의 책임이다. 그럼에도 계획 이행이 지연된다면 이는 정부가 스스로 정한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용인시청과 용인시의회 건물. (사진=원성훈 기자)
반도체는 지난해 대한민국 수출액 7094억원 중 24%인 1734억 달러를 차지하는 국가 전략 핵심사업이다. 한번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질 경우 기술 격차를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정부는 이제라도 직시하고, 반도체 산단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공급을 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 산업이 있는 곳으로 전력과 용수가 가는 것이 기본이다. 그 반대로 움직이는 것은 순리가 아니다. 아울러 정부의 정책을 믿고 투자한 세계 유수의 국내·외 기업과 삶의 터전을 내어준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반도체 클러스터가 흔들림 없이 추진되고 있음을 국민께 명확하고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이다."
용인시청 청사로 들어가는 길에는 용인특례시라고 씌여있는 표지석이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용인 처인구의 경우, 개발과 환경 보전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국가산단은 정부가 수립한 계획에 따라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절차를 거쳐 추진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대규모 개발을 얼마나 균형 있게 관리하느냐인데, 시는 환경 보전 측면에서 사후 대응이 아닌 선제적으로 관리할 것이다. 국가산단 조성 과정에서 기업들이 시행하는 환경저감 방안이 철저히 이행되도록 공정별로 점검하고, 주거지 인근 민감 구간에 대해서는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시민의 건강과 생활 환경을 보호할 계획이다.
처인구의 정주 여건은 강회될 것이다. 이동·남사읍 일대에는 약 2만1000가구 규모의 반도체 특화 신도시가 조성되는데, 그 곳을 주거와 교육, 문화가 결합된 자족형 도시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동읍에는 광교호수공원의 2.7배에 달하는 초대형 호수공원을 조성해 산업단지 배후에 휴식과 문화, 여가 기능을 갖춘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호수공원이 조성되면 수변 산책로와 문화시설, 체육시설이 어우러진 복합 공간이 되므로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용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향후 반도체 클러스터가 본격 가동되면 2031년 기준 반도체 분야에서만 1조원이 넘는 세수 확보가 예상되는 만큼, 확충된 재정을 바탕으로 교육, 복지, 문화, 환경 등 모든 생활 영역에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용인시청으로 들어가는 길에 게시해놓은 '용인 시승격 30주년을 알려주는 플래카드'가 이채롭다. (사진=원성훈 기자)
-에버라인이라 불리는 용인경전철 확장 계획은 얻떻게 진행되고 있나.
"교통 문제는 용인경전철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풀어갈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교통망의 효율적인 연결로 해결할 생각을 해야 한다. 서울 잠실에서 경기도 광주를 거쳐 용인, 안성, 진천, 청주국제공항과 오송으로 이어지는 총길이 134km의 중부권 광역급행철도의 건설이 중요하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처인구는 직주근접 기반을 갖춘 자족형 도시로 변화할 예정으로, 시 전역을 반도체 클러스터와 격자형으로 잇는 도로와 철도 인프라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경부지하고속도로(용인 기흥~서울 양재)는 2024년 8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화성 양감에서 용인 남사·이동을 거쳐 안성 일죽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고속도로도 지난해 10월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또, 용인 모현·포곡읍에서 원삼·백암면을 거쳐 충주와 음성으로 연결되는 용인-충주고속도로도 지난해 9월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는 등 광역 교통망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고, 국도와 지방도 확장 사업도 병행해 산업단지와 도심을 촘촘히 연결하고 있다.
철도 역시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경유하는 일반철도인 '경강선 연장'과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1.2로 높게 나온 경기남부광역철도(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역~수서역~성남 판교~용인 신봉·성복동~수원 광교~화성 봉담)가 국가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 중이다. 이러한 교통망은 단순한 이동 편의를 넘어 첨단산업의 인재와 산업이 함께 모이는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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