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부풀리기 의혹·대주주 블록딜·기술 실체 등 ‘시끌’
시장 신뢰 추락에 주가도 ‘뚝’..떠오르던 황제주의 몰락
사태 수습 나선 전 대표, 알맹이 빠진 해명에 의구심 여전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최근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시장 반응은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다.
대형 해외 계약 발표 이후 제기된 ‘계약 과장’ 의혹과 대주주의 지분 매각 시도가 맞물리며 투자자 신뢰가 흔들리는 양상. 여기에 핵심 기술 실체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주가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 대표는 “악의적 루머가 기업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며 수차례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구체적 근거 자료 부족과 핵심 기술 검증 불학실성으로 시장 반응은 미온적인 모습. 신뢰 회복 없이 단순 해명만으로 투자자 신뢰를 되찾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 <사진=삼천당제약, 뉴시스 공동취재/사진편집=공공뉴스>
◆가짜 기술, 고점 먹튀..삼천당 흔드는 각종 의혹들
이번 논란은 회사가 공개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부터 촉발됐다. 7일 삼천당제약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미국 파트너사와 1억 달러(약 1500억원) 규모의 경구용 비만약·당뇨 치료제 기술 수출 계약 체결을 공시했다.
이와 함께 향후 10년간 최대 15조 원 수준의 매출 창출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제품 판매 수익의 90%를 삼천당제약이 수령하는 조건이라는 점에서 사업성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해당 수치의 산정 방식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계약 상대방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매출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처럼 정보 신뢰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달리는 상황에서 일부에서는 실제 계약 조건보다 기대치를 과도하게 부각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논란은 대주주의 지분 매각 이슈와 겹치며 더욱 확산됐다. 지난달 24일 주가 상승 국면에서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매각(블록딜) 계획을 발표한 것이 불씨가 됐다. 시장에서는 시기적으로 ‘호재 발표 직후 매도 시도’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삼천당제약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경구용 약물 전달 플랫폼 ‘S‑PASS’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각에서 상용화 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다.
S-PASS는 주사형 단백질 의약품을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삼천당제약은 이를 기반으로 경구용 비만약·당뇨 치료제 등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는 삼천당제약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고, 이달 1일에는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
◆주가 폭락 사태 수습 나선 전인석..결과는 ‘글쎄’
삼천당제약은 올해 초부터 급격한 관심 속 ‘코스닥 시총 1위’까지 부상했지만, 잡음이 이어지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400% 폭등, 100만원을 터치하며 ‘황제주’ 반열에 올랐으나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16.02% 떨어진 51만9000원에 마감했다.
이 같은 주가 급락 사태 수습을 위해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는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련의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자리에서는 블록딜 계약 철회와 자체 S-PASS, 경구용 비만약·당뇨 치료제 등 기술 관련 시장 의혹에 대한 해명이 이어졌다.
전 대표는 이날 블록딜 추진과 관련해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업 성과가 시장에서 증명될 때까지 대주주 지분 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양도세를 포함한 총 2335억원 규모의 세금 납부를 이유로 블록딜을 추진했으나, 기업 가치 안정과 시장의 오버행 우려 해소를 최우선으로 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S-PASS 의혹과 관련해서는 “S-PASS는 가짜이고 특허도 없고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위고비)는 제네릭이 아니라서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는 루머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품청(EMA)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특허 등록 사실을 공개하며 기술 신뢰성을 강조했다.
FDA 제출 자료 일부를 공개한 전 대표는 “문서에 명시돼 있듯이 삼천당제약의 경구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은 스낵프리(SNAC-Free) 제품”이라며 “글로벌 규제 기관이 자사의 독자적 기술과 자사가 제네릭 허가 기준을 따랐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달 중 유럽에 제출한 임상 1·2상시험 승인 신청서도 공유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허가 없거나 제조방법이 허구라면 EMA로부터 법정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분명히 했다.
S-PASS 특허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핵심 기술이 글로벌 경쟁사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계약 부풀리기 의혹을 두고는 “독자적 기술로 제품을 개발·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제품 공급 기반의 제약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라고 밝혔다.
전 대표는 “파트너사가 10~15년간 우리 제품을 팔고 그 수익 일부를 우리와 나누는 수익배분형 공급 계약이고, 마일스톤은 입장권에 불과하다”면서 “자사 계약의 가치는 마일스톤 아니라 파트너사가 바인딩 구조로 약속한 향후 10년치의 제품 매출에 있다”고 설명했다.
7일 삼천당제약 주가는 전일 대비 16.02% 떨어진 51만9000원에 마감했다. <사진=네이버 포털 캡처>
◆무너진 신뢰 속 부족한 검증..투자심리 회복 안갯속
전 대표는 간담회 말미에 “이번 사태를 통해 시장과의 소통이 매우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깊이 사과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루머는 시장을 흔들 수 있지만 기업의 실적은 영원한 진실”이라며 “하반기 글로벌 성과, 경구용 인슐린 임상 결과, 추가 공급 계약 등을 결과로 보여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전 대표의 직접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 분위기. 회사를 둘러싼 의혹 관련 자료 등을 제시하며 기술 신뢰성과 경쟁력을 설명했으나, 시장에서는 약동학 연구 결과 등 여전히 구체적인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꼬집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이날 질의응답 과정에서 소통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사측의 신뢰 회복 시도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들린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 해프닝이 아닌 ‘신뢰 이슈’로 보고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상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가 기업 평가에 크게 반영되는 만큼, 정보 공개의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술 신뢰성과 대주주 행동 등 복합적인 문제로 얽혀 있는 이번 이슈에서 각 논점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실체 확인이 선행되지 않는 한 투자심리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현재 상황을 ‘확인 구간’으로 모습. 삼천당제약이 제시한 사업 모델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기업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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