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구글AI 제미나이
[비즈월드]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기뢰를 배치하기 시작했다는 정황이 제기되면서 중동 정세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해협 항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 대응을 강화하고 있으나, 이란이 소형 선박을 활용한 방식으로 기뢰를 설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기뢰 부설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은 기뢰 설치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이란 대형 함정을 공격해 파괴했지만, 이란이 이후 소형 선박을 활용해 기뢰 배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군 조직인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작은 선박을 다수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수백 척에서 수천 척까지 동원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방식은 미군의 감시망을 피하기 쉽다는 점에서 해협 통행을 재개하려는 미국 측 노력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서방 국가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기자들에게 “여러 정보 보고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며 이란이 실제로 해협에 기뢰를 배치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이란이 실제로 기뢰 설치에 나섰는지를 두고 정보기관 사이에서도 판단이 엇갈려 왔다. 미국의 안보 분석기관 전쟁연구소는 이란이 이미 해협에 약 10개의 기뢰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상선 통행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기뢰 설치 여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군은 그동안 이란의 기뢰 배치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공세적 대응을 이어왔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최근 발표에서 기뢰 설치에 활용될 수 있는 선박 30척 이상을 공격해 파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소형 선박을 활용한 이란의 방식까지 완전히 차단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이 어선과 구분하기 어려운 작은 배와 잠수부 등을 활용해 기뢰를 설치하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방식은 비정규 전력과 민병대를 동원하는 형태여서 군사 감시 체계로 식별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군 정보기관도 이란의 기뢰 전력을 상당히 위협적인 요소로 평가하고 있다. 국방정보국은 과거 보고서에서 이란이 최소 5000개 이상의 해상 기뢰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속정 등을 활용해 빠르게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군사력에서 미국에 비해 열세에 있지만 드론과 미사일, 기뢰 같은 비대칭 전력을 활용해 전략적 압박을 가하려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원유 저장 시설이나 정유 시설, 상선 등 경제적 피해가 큰 민간 목표를 중심으로 제한된 군사 자원을 집중시키는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해협에서 긴장이 높아질 경우 국제 유가와 글로벌 공급망에 즉각적인 충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해협의 안전이 언제 회복될지에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기뢰 문제까지 겹칠 경우 해협의 정상적 운항이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기뢰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를 가진 무기이지만 전략적 영향력은 매우 크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구간의 폭이 약 34킬로미터에 불과해 상선과 유조선이 좁은 항로를 따라 이동해야 한다. 이 때문에 기뢰가 설치될 경우 선박 충돌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비즈월드=김다혜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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