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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탈출했던 이도희 감독, 여자배구팀 다시 만나 또 우승컵

지난 3일 이란 공습을 피해 귀국한 이도희 이란 여자 배구 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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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탈출했던 이도희 감독, 여자배구팀 다시 만나 또 우승컵

중앙일보

지난 3일 이란 공습을 피해 귀국한 이도희 이란 여자 배구 대표팀 감독. 사진공동취재단

이도희 감독이 이끄는 이란 여자 대표팀이 또다시 중앙아시아 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이란은 29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열린 제3회 중앙아시아배구협회(CAVA) 선수권 결승전에서 카자흐스탄을 세트 스코어 3-1(25-18, 19-25, 25-15, 25-21)로 제압했다. 지난해 정상에 올랐던 이란은 2회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중앙아시아 여자배구선수권에서 우승한 이란 대표팀. 사진 이도희 제공

이란은 B조 예선에서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카자흐스탄을 모두 3-0으로 물리치고 3승으로 B조 1위를 차지했다. 28일 준결승에서 개최국 네팔을 3-0으로 꺾고 결승에 오른 이란은 다시 만난 카자흐스탄까지 누르고 전승으로 우승했다. 이란은 이번 대회에서 랭킹 포인트 21.19점을 따내면서 국제배구연맹 랭킹을 46위에서 41위(96.43점)까지 끌어올렸다. 40위는 한국(99.53점)이다.

이도희 감독은 한국 여자 배구 레전드 세터다. 호남정유와 국가대표팀에서 2000년까지 활약했다. 은퇴 이후엔 해설위원을 거쳐 흥국생명과 GS칼텍스 코치를 거쳤고 현대건설을 맡았다. 2019~20시즌엔 코로나19로 조기종료되긴 했으나 정규시즌 1위에 올려놓았다.

중앙아시아 여자배구선수권에서 우승한 이란 대표팀과 이도희 감독(아랫줄 왼쪽 세 번째). 사진 이도희 제공

2024년엔 국제배구연맹(FIVB)의 제의를 받아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지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성인 대표팀까지 이끌고 있다. 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란은 지난해 사상 첫 국제대회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무려 62년 만이었다. 이어 풀라드를 이끌고 CAVA 클럽 대항전에서 우승했고, 바레인 아시아청소년경기대회 18세 이하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지난 3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되면서 외교부와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다. 한국에 온 뒤에도 선수들과 연락을 이어간 이도희 감독은 태국 방콕으로 떠났다. 이란 클럽 팀인 메흐레간 누르를 이끌고 아시아배구연맹(AV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선수들은 겨우 대회에 참가했지만 훈련량이 부족해 1회전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대회가 끝난 뒤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중앙아시아선수권에 나설 이란 대표팀을 이끌기 위해서였다. 이란 선수들도 어렵게 태국으로 떠나 훈련을 한 뒤 이번 대회에 나섰다. 그리고 랭킹이 이란보다 높았던 카자흐스탄(36위)을 두 번이나 이기며 정상에 올랐다. 이도희 감독을 돕기 위해 박기원 태국 남자 대표팀 감독이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호주에 거주하던 호남정유 출신 정선혜 코치가 합류했다.

이도희 이란 여자 배구 대표팀 감독 (오른쪽)과 정선혜 코치(왼쪽), 박기원 태국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이도희 감독은 “중앙아시아 대회에서 우승해서 너무나도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카자흐스탄을 두 번이나 이기면서 우승할 수 있어서 더 기쁘다”고 했다.

이도희 감독과 이란 대표팀은 다음달 6일 개막하는 AVC컵에 출전한다. 이란은 베트남, 홍콩, 카자흐스탄, 레바논, 인도네시아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조 2위 안에 들어 토너먼트에 진출할 경우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대결할 가능성도 있다.

이도희 감독은 "AVC컵 대회를 위해서 필리핀으로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도 캠프도 잘 진행하고 AVC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열심히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우리 선수들이 4강에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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