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전세대출과 보증 확대를 집값 상승과 전세사기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규제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자, 무주택 세입자의 월세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23일 열린 대통령 주재 부동산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전세를 쉽게 해준다고, 서민들에게 지원한다고 전세대출을 거의 무제한으로 해줬다”며 “집값이 오르는 주요 원인이 되는 데다가 집값 100%의 전세를 얻는 경우도 100% 보증을 해주거나 대출하니 사기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대출이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지원 정책이라는 측면이 있는 동시에 집값 폭등의 주원인이 됐다”며 “이를 조정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무주택자들은 대출 축소가 사기 예방보다 무주택 세입자의 주거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A씨(33)는 “그나마 전세가 있어 월세보다 낮은 주거비로 살 수 있었는데, 전세대출을 규제하면 결국 월세로 옮겨야 하는 세입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 월세 가격까지 오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남동구에 거주하는 B씨(35)도 “돈이 없는 사람은 전세대출로 겨우 집을 구하고 은행 이자를 꼬박꼬박 내며 산다”며 “전세대출 자체를 원인으로 보고 규제를 강화하면 사기를 저지른 임대인이 아니라 대출을 정상적으로 갚아온 세입자가 다시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 축소 정책에 공감하며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무주택자도 있었다.
남동구에 거주하는 C씨(37)는 “전세대출이 쉬워지면 그걸 이용해서 무리하게 갭투자하려는 건물주들이 늘어나고 그게 도미노처럼 전세사기 사태를 만들었다고 생각해 이번 발언에 어느정도 공감한다”며 “대신 주거비를 아끼고 싶어하는 저소득 층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에서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식으로 대안이 병행돼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앞서 진행한 온라인 의견 수렴에서도 전세대출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온라인에서는 전세대출 공급 확대 의견이 좀 더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세대출을 급격히 축소하기보다 실수요자를 구분해 점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세대출이 보편화된 현실적인 환경을 감안하면 실수요 요건을 보다 엄격히 적용하고 점진적인 감축 방안을 적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전체적으로 금융 토론회에서는 실수요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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