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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칼럼]중환자실에 있는 소아응급의료의 마지막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경찰과 법원

사건은 2026년 7월 15일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 생후 4개월 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아기가 청색증으로 실려와 1시간 넘게 심폐소생술을 시행 받았으나 숨진 사건에서 시작되었다. 부모가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고소장을 제출하자 경기남부경찰청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의료칼럼]중환자실에 있는 소아응급의료의 마지막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경찰과 법원

이상호

대구시의사회 부회장

경대연합외과의원 대표원장

사건은 2026년 7월 15일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 생후 4개월 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아기가 청색증으로 실려와 1시간 넘게 심폐소생술을 시행 받았으나 숨진 사건에서 시작되었다. 부모가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고소장을 제출하자 경기남부경찰청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국정감사에서 경찰은 “환자가 없는 처치실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기다렸으며, 진료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소한으로 집행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아주대 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찰의 진술이 허위임을 밝혔다.

사건 당일에 부모의 신고로 응급실에 경찰이 들이닥쳐 1시간 동안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에 대기하던 환자를 진료해야 되는 교수는 경찰의 면담을 했어야 했으며 과학수사대가 와서 카메라로 사진촬영을 하면서 당시의 의료진들을 범죄자 취급하면서 40여 분간 진료를 방해하였다.

그리고 9월 30일 6개월 된 아이가 경련을 멈추지 않아 기도 삽관을 준비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간신히 조절되자마자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가지고 들어와 진료용 컴퓨터를 확인하고 처치실 사진을 찍고, 당직표와 기록을 요구했다. 몇 초의 지연이 생사를 가를 수 있는 소아응급의료센터 현장의 리듬이 깨졌다. 경찰의 직권 남용으로 인해 자칫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형사소송법이 요구하는 압수수색은 추상적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또한 헌법의 원칙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 중 기본권을 가장 적게 침해하는 수단을 선택해야 하며 제한으로 얻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을 비교했을 때 과도하지 않아야 한다. 결국 범죄가 의심되는 사람에게도 그 권리를 보장하도록 하는 것인데 의료진은 범죄자도 아닐뿐더러 소아응급센터는 그 압수수색이 환자의 진료권까지 침해한다는 사실을 경찰과 법원은 인지하였는지 묻고 싶다.

전자의무기록은 작성부터 수정, 열람 이력이 초 단위로 서버에 남는 시스템이다. 위변조의 가능성이 거의 없고 있다 하더라도 충분히 찾아 낼 수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특히 병원이 자료 제출에 협조해 온 상황에서 당직표나 의무기록은 정식요청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거 위변조 우려’를 이유로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은 구체적 필요성을 넘어선 우려에 의존한 것이다. 경찰이 가장 큰 문제이긴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영장을 발부한 법원에도 있다.

소아응급의료센터는 연속적인 생명구조가 이뤄지는 특수 공간이다. 법원은 단순한 형식적 요건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의 특수성을 고려해 집행조건을 붙이거나 필요성을 엄격히 검토했어야 했다.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에 있어 국민의 권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법원의 영장이 필요하다는 영장주의가 요구하는 사법적 통제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의료과실에 대한 의혹은 형사적 처벌보다 민사나 감정 절차로 규명되는 경우가 많은데, 법원은 이를 일반 범죄와 동일하게 취급한 것처럼 보인다.

경찰과 법원의 서툰 판단으로 벌어진 결과는 그야말로 참담하다. 그 이후에 아주대학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소속 전문의 1명이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며 다른 소아응급센터 소속 전문의 2명도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세 분 모두 이번 압수수색이 사직의 결정적 계기였다고 한다.

이 사실은 빙산의 일각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응급실의 의사들이 응급실을 떠나야겠다는 고민을 했을까? 그리고 응급의료 뿐만 아니라 지금 대한민국의 필수의료를 떠받치고 있는 필수의료 종사자들의 마음속에 얼마나 큰 불안감과 분노를 일으킨 것인지 경찰과 법원은 잘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일부에서 응급실은 성역이냐? 라는 반문을 한다. 응급실은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이므로 환자가 치료받을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안 되는 성역이라고 그들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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