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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칼럼]신생아 세부전문의를 위축시키는 의료 소송 판결

우리 나라의 영아 사망률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영아사망률이란 출생아 1,000명당 1세 미만 사망아 수를 말하는데, 2023년 기준 미국이 5-6, OECD 평균이 4-5인데 비해 우리 나라는 약 2.3이다.

[의료칼럼]신생아 세부전문의를 위축시키는 의료 소송 판결

정운선 경북대학교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우리 나라의 영아 사망률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영아사망률이란 출생아 1,000명당 1세 미만 사망아 수를 말하는데, 2023년 기준 미국이 5-6, OECD 평균이 4-5인데 비해 우리 나라는 약 2.3이다. 출생아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신생아 중환자실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데, 고위험임신이 많아졌고 초미숙아의 생존율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미숙아들을 돌보는 의사는 신생아 세부전문의인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된 이후 신생아 세부전문의 추가 수련을 받아야 될 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 집단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약 300명 정도이다.

신생아 세부전문의 인력은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전담 전문의 1명이 10병상 이상의 중환자 병상을 담당하고 있다. 신생아 중환자실은 업무 강도가 매우 높은 곳으로 신생아는 수분-수 시간 단위로 상태가 급변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즉각적인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 사망률도 높고 중증 뇌병변, 시각/청각 장애, 발달 장애가 동반될 확률이 높아 의료 분쟁의 위험과 심리적 부담이 매우 큰 분야이다. 고위험 신생아를 살리기 위해서는 많은 숙련된 전문인력과 첨단 장비가 필요한데 의료 수가는 높지 않아 병원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낮아 투자하기를 꺼리고, 최근 필수 의료 분야를 기피하는 현상으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부족한 상태이니 신생아 세부전문의의 배출도 더 요원하다.

이런 상황에서 2026년 3월 26주 미숙아 뇌성마비 3억 배상이라는 판결이 나왔고 이에 젊은 소아청소년과 의사 모임에서는 신생아 진료 환경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결과로만 판단하여 처벌하는 법원의 결정에 대해 필수 의료 현장과 소아 진료 체계 전반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26주 3일에 응급 제왕절개로 몸무게 900g의 초극소저체중출생아가 생후 한 달 즈음 혈압 변동이 있었고 5일 후 심장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고 검사 시행 3일 후 수술을 하였는데, 뇌출혈로 인한 뇌성마비가 생겼다. 환아의 부모는 의료진이 검사와 수술을 지연하여 뇌성마비 장애가 생겼다면서 병원 운영 법인에 손해 배상금 약 9억원을 청구했다. 초극소저체중출생아의 뇌실 내 출혈 발생 가능성은 20-40%이며 미숙아로 태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점을 참작하여 법원은 병원의 배상 책임을 30%로 제한하여 3억 2,504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신생아를 안아본 사람이라면 3kg의 몸무게를 가진 아이도 만지면 부서질 것 같아 목욕시키다 잘못될 것 같은 두려움을 느껴봤을 것이다. 그런데 하물며 900g의 신생아는 얼마나 작고 연약할까? 그래서 피검사나 수액을 넣을 혈관을 확보하는 것도 최고 난이도의 기술이다. 신생아중환자실을 담당하는 의사는 언제 아가의 상태가 갑자기 급격히 나빠져 응급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고 미세한 양의 수액 공급과 약을 조절해야 하기에 극도의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전에는 초극소저체중아들은 생존확률이 매우 낮았는데 전문가들이 혼신의 힘을 다했기에 이제는 많은 아이들이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 아이들에게 발생하는 후유증을 의료진들이 다 막아줄 수는 없다. 그 신생아집중 치료실에서 그 아이를 담당했던 치료진은 과연 그 아이를 위한 최선의 결정을 내리지 않고 내버려 두었을까? 바로 검사를 하고 바로 수술을 했다면 그 아이는 뇌출혈이 발생하지 않았을까? 결과를 가지고만 판단하고 처벌하는 이런 판결이 나오면 신생아 중환자실의 치료진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들이 선의를 가지고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는 전제를 인정하지 않는 한 생명의 불씨를 살리는 의사들은 점점 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신이라면 이런 일을 하기로 선택하겠는가? 당신의 가족이라면 이런 일을 하라고 권유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다 같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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