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의료·요양·주거 '통합돌봄시대- 제도와 현실의 '엇박자' ] "일 손...

누가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일상이 가능한 수준의 서비스가 제공되려면 인력과 예산 확보가 불가피하다"며 "AI를 비롯한 IT 기술을 접목한 행정 혁신이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보편화돼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게...

[의료·요양·주거 '통합돌봄시대- 제도와 현실의 '엇박자' ] "일 손...

의원급 방문진료 참여율 ‘8.9%’

일정 시간 병원 비워야 하는 구조

전문간호사 인건비 부담까지 더해

“간호조무사로 대체 필요” 목소리

한의원에 편중된 참여기관도 과제

대구 서구청은 한방방문진료 서비스인 ‘서구 의(醫) 돌봄’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 서구 제공

전국적으로 통합돌봄 제도가 본격 시행됐지만 의료계 참여 걸림돌이 되는 현실적 한계와 담당 인력 부족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의원급 기관이 참여하는 방문진료 사업 대구지역 의료기관 참여율은 약 8.9%에 그친다. 의료계는 의원들의 운영상 여건과 인건비 부담 등 이유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각 지방자치단체 담당 공무원 인력이 부족한 점도 제도 시행에 우려를 낳는다. 군위와 같은 농촌지역은 접근성 확보가 어려운 문제도 따른다.

◇대구 의원급 방문진료 참여율 8.9%…“인건비 부담 등 현실적 한계”

의료계는 제도에 의료기관들의 참여 희망이 저조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대구시와 각 구·군에 따르면 지역별 전체 의료기관 대비 통합돌봄 관련 사업에 신청한 기관 비율은 대체로 낮은 편이다.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의원급 의료기관은 현재 대구에 총 350곳이 있다. 사업 참여 대상이 될 수 있는 대구 내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2월 기준)은 3천947곳으로 참여율은 약 8.9%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구는 지역 전체 의원급 기관 462곳 중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참여 기관이 12곳으로 참여율이 2.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군위군은 참여율은 약 17.6%로 높지만 지역 내 의원급 기관 자체가 17곳으로 적고 사업 참여 기관도 3곳에 불과하다.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지원사업은 의료기관에 내원하기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의사가 직접 방문진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지난 2019년부터 시행 중이다. 대상은 의사가 1명 이상인 의원급 기관이다. 올해부터는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에 한해 방문진료·간호서비스와 돌봄 서비스 연계를 담당할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도 지방의료원, 보건소를 포함해 지역별로 지정되고 있다. 현재 대구에 지정된 재택의료센터는 총 14곳이다.

의료계는 방문진료가 주로 의원급 중심으로 이뤄지는 구조를 비판하고 있다. 의원은 예약 진료나 지역에 사는 단골 환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병원을 일정 시간 비우게 되는 방문진료 자체가 현실적으로 부담된다는 것이다. 간호·돌봄·복지 연계가 이뤄지는 협력체계를 의원급 기관이 운영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따른다.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신청 조건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 등 이유로 통상적으로 간호조무사 고용률이 높은 의원급 기관이 전문 간호사를 채용해야 해 인건비 부담이 가중된다는 등의 이유다. 재택의료센터로 지정되려면 의사 또는 한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1팀이 구성돼야 한다.

김창곤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는 “제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제대로 된 준비와 전문가 의견 반영 없이 급히 시행되고 있다”며 “의원급 기관들이 간호사를 채용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 대한의사협회는 간호조무사로 대체할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방문진료 사업 참여 기관 중 양방의료 대비 한방의료의 비중이 41.7∼92% 수준으로 높은 점도 두드러진다. 현재까지 대구지역 참여 의료기관 중 한의원은 총 285곳으로 확인됐다. 반면 일반 의원은 65곳으로 한의원이 약 4.1배 더 많다.

특히 수성구는 83곳 중 70곳이 한의원으로 의원(13곳)보다 약 5.4배, 달성군도 25곳 중 한의원이 23곳으로 의원(2곳)보다 약 11.5배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 의원이 한의원보다 많은 지역은 대구에선 중구(한의원 5, 의원 7)가 유일하다.

한의원 참여율이 높은 데 대해선 전문가들은 방문진료의 현 시스템이 일반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사업 초기부터 한의원들의 참여 의지가 높았던 데다 한의사도 의료 전문가이니 만큼 수술적 치료가 아닌 기초적인 진료는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한편으로는 한의원 간의 경쟁이 과열돼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할 필요성이 커지고 일반 의원의 인력과 시간 등 현실적인 한계가 따르는 영향도 있다는 시각도 따른다.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참여한 의원 의사가 환자 자택에서 환자를 돌보는 모습. 대구 수성구 제공

초기 대상자 12만명 달하는데

컨트롤타워 인력은 40여명 뿐

행정복지센터 업무 과부하 우려

농촌 근로자 먼 이동거리도 문제

“첨단기술로 행정효율 높여야” 강조

◇대구시 추산 초기 사업 대상자 12만명…지자체 컨트롤타워 직원은 40여명 불과

‘통합돌봄’ 본격 시행을 앞두고 각 지자체가 막바지 준비에 나섰지만 인력 부족으로 인한 초기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 각 구·군청에 따르면 지자체들은 통합돌봄추진단(TF) 등을 구성하고 지역 의료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통합돌봄 추진 기반을 다지고 있다.

구·군청이 부서와 컨트롤타워 구성은 마쳤지만 대상자의 의료-요양-일상생활돌봄 체계를 마련하는 통합돌봄지원 특성상 사업 추진 과정 전반에서 인력, 예산에 대한 부담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 기초단체의 경우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구청 담당 부서는 팀원이 2∼6명 사이로 꾸려져 구조적 한계가 뚜렷한 상황이다. 시·군·구청 중간 관리 인력을 모두 합하면 40여명 남짓이다.

지역별 통합돌봄 우선관리대상자는 적어도 수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현실적으로 인력 충원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사실상 기초적인 인원 관리 차원에 머무를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대구시가 장기요양 등급인정자와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등 통계를 바탕으로 추산한 통합돌봄대상자는 약 12만명 규모로 시행 초기 각 구·군별로 1만여명 전후의 대상자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상자를 일선에서 ‘발굴’하는 역할을 맡아야 하는 동 행정복지센터의 업무 가중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행정복지센터에서는 대상자 초기 상담과 발굴, 지원 연계, 동행 조사 등을 수행하게 된다.

행정복지센터별로 업무를 수행할 담당자가 배정됐지만 인력 충원의 한계로 사실상 민원을 담당하던 기존 인원이 겸임해 업무를 맡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중되는 민원 업무로 만성 인력난을 겪는 행정복지센터가 현실적인 인력 충원 없이 돌봄 사업 전반의 부담감을 고스란히 안게 된 셈이다.

대구시가 통합돌봄 사업을 위해 올해 사회복지직 등 150명 규모의 채용을 단행한다고 밝혔으나 아직 정확한 일정이 공개되거나 인력 충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 구청 통합돌봄 담당자는 “사업 초기 인력적인 부담이 심할 것으로 보이는 건 사실”이라며 “지금도 담당 직원들이 통합돌봄 시행을 준비하느라 매일 밤 10시까지 초과 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인원을 시에 요청한 수준으로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통합돌봄이 제대로 작동되려면 동에도 따로 담당자가 한명씩 있어야 할 것 같다. 특히 민원인들이 다 동으로 몰리기 때문에 현재 겸임 추진 방식으로는 기존의 업무가 부담이 돼 운영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군위군을 비롯한 농촌지역의 의료·돌봄 업무 효율성 확보 수단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위는 지역 내 의원급 기관 자체가 17곳으로 적은데 면적이 넓어 돌봄 대상자 자택까지의 근로자들의 이동 거리가 길고 시간도 오래 소요되는 편이다. 하지만 통합돌봄 사업 중간 관리 주체인 보건소 인프라에 기대야 하는 상황으로 확인됐다.

복지계 전문가는 인력 등 재원의 확보와 함께 첨단기술을 활용한 행정 효율성 증대 방안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석표 대구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돌봄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당연히 재원이 확보돼야 한다. 누가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일상이 가능한 수준의 서비스가 제공되려면 인력과 예산 확보가 불가피하다”며 “AI를 비롯한 IT 기술을 접목한 행정 혁신이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보편화돼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게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돌봄 제도는 기초자치단체가 실행 주체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대상자와 다양한 서비스 수요가 생겨날 것에 대비해 조기 안정화도 중요하다”며 “복지관, 재가복지센터, 요양기관 등 각 기관이 지닌 강점이 어떻게 극대화되느냐가 제도 시행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회부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