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주택 단지 모습. 연합뉴스
월세 4건 중 1건은 200만 원 이상
월세 300만원, 은평구 7배 성북구 10배↑
서울의 대표적인 중저가 주거지역인 은평구와 성북구에서도 아파트 월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용면적 84㎡ 월세 거래 4건 중 1건가량이 월 200만원 이상에 이르렀고, 월 300만원 이상 고액 월세 거래는 1년 새 은평구에서 7배 이상, 성북구에서 10배로 증가했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은평구에서 거래된 전용 84㎡ 아파트 월세 485건 가운데 월세가 200만원 이상인 거래는 117건으로 전체의 24.1%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전체 431건 중 69건(16.0%)에 그쳤지만, 1년 사이 비중이 8.1%포인트(p) 상승했다.
성북구에서도 월 200만원 이상 거래가 빠르게 늘었다. 올해 전용 84㎡ 월세 거래 632건 가운데 153건(24.2%)이 월세 200만원 이상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전체 782건 중 107건(13.7%)으로, 1년 새 비중이 10.5%p 높아졌다.
월 300만원 이상의 고액 월세도 증가세다. 은평구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 3건에 불과했던 거래가 올해 22건으로 늘었다. 성북구 역시 지난해 2건에서 올해 20건으로 증가했다.
실제 거래 사례에서도 월세 상승세가 확인된다. 은평구 응암동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전용 84㎡는 지난해 9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21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9월에는 같은 보증금 조건에서 월세 300만원에 계약됐다. 두 거래 모두 8층으로, 월세가 1년 만에 90만원 올랐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4단지(e편한세상)’ 전용 84㎡도 지난해 3월 보증금 1억원, 월세 18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8월에는 같은 보증금 조건에서 월세 3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거래는 7층, 올해 거래는 9층으로 월세 차이는 120만원이었다.
현장에서는 전·월세 매물 부족과 집주인들의 호가 상승이 임대료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은평구 응암동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월세 가격이 전반적으로 많이 오른 데다 시장에 나오는 매물 자체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매물이 나와도 이전보다 호가가 많이 높다”고 말했다.
성북구 길음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도 “집주인들이 내놓는 가격 자체가 예전보다 많이 올랐다”며 “전세와 월세 모두 매물이 많지 않고 기존 세입자들이 계약을 갱신해 계속 거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보니 시장에 나오는 물건이 적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임대차 시장 전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는 8만7740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 17만2027건의 51.0%를 차지했다. 월세 거래가 전세 거래 8만4287건보다 3453건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월세 거래가 9만310건, 전세 거래가 11만6272건으로 월세 비중이 43.7%였다. 1년 사이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7.3%p 상승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세 매물 부족과 월세 전환이 이어지면서 임대료 상승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세제 개편과 실거주 요건 등의 영향으로 유주택자가 보유한 전·월세 물량의 회전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월세 전환도 계속되고 있어 전세 물건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전세가격 상승과 함께 전·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평구와 성북구의 임대료 상승이 두 지역만의 특수한 현상은 아니라는 분석도 내놨다. 김 위원은 “은평구와 성북구만의 특별한 요인이 있다기보다는 서울 외곽 지역 전반에서 전·월세 매물 부족으로 월세가 오르는 상황”이라며 “두 지역은 정비사업이 활발하고 신축 단지 입주가 이어지면서 지역 내 전반적인 주거비 수준이 높아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임대차 시장의 거래 비중 자체가 월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전세 매물 부족이 지속될 경우 월세 거래 증가와 전·월세 가격의 동반 상승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