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커 장준영 기자] 한 해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수백 명에 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건물에는 여전히 170여 년 전 기술인 유선 기반 화재 감지 시스템이 그대로 쓰이고 있다. 화재가 발생해도 '어디서 불이 났는지' 알려주지 않는 구조이며, 입주민이 스스로 탈출 여부를 판단할 정보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로제AI 조영진 대표는 이 오래된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해왔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출발해 1993년 정소프트를 공동 창업, 코스닥 상장까지 이끌었던 그는 실리콘밸리 10년의 경험을 거쳐 2015년 로제타텍(Rozetatech)을 창업했다.
로제 AI는 무선 소방 시스템을 주력으로 성장해 왔으며, AI 기반의 화재예보시스템과 가정용 IoT 감지기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으로 개척하고 있다. 또 나스닥 상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조영진 대표를 직접 만나 그가 그리는 '화재 예보 시대'의 청사진과 안전 데이터 플랫폼으로의 전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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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AI 조영진 대표
간단한 자기소개와 IT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
저는 산업공학을 전공했으며 1985년 학번이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때부터 IT 분야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종합병원 전산화 프로그램이나 회계 관리 프로그램 같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을 대학 시절부터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제품 개발과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 분야로 관심이 확장되면서 컴퓨터 부품 사업에도 참여하게 되었고, 국내 팩스 모뎀을 수입·판매하고 개발하는 경험도 했다. 당시 IT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용산 전자상가에서 컴퓨터 사업이나 개발 사업을 시작하곤 했는데, 저 역시 그 흐름 속에서 사업 경험을 쌓게 되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1993년에 ‘정소프트’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그 당시 윈도우는 영어 버전이었기 때문에 한글을 입력하고 읽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컴퓨터에서 한글을 쉽게 입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었고, 이것이 ‘램 상주형 한글 입출력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 기반 컴퓨터 환경에서도 한국어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인터넷이 막 시작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웹 브라우저에서 영어 단어를 바로 한글로 바꿔주는 인터넷 사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PCD(PC Dictionary)’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이었는데, 이 프로그램은 삼성, 현대, IBM, LG 등 국내 주요 PC 제조사에 기본 프로그램으로 공급될 정도로 널리 사용되었다. 이 제품 덕분에 정소프트는 1990년대에 컴퓨터 사전 프로그램으로 매우 유명한 회사가 되었다.
이후 정소프트는 어떤 성장을 거쳤는지
정소프트는 컴퓨터 사전 프로그램뿐 아니라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제품을 개발했다. 대표적인 제품 중 하나가 ‘하드디스크 보안관’이라는 장치였다. 당시 윈도우95가 나오면서 시스템 오류가 잦았고, 컴퓨터가 다운되면 작업 내용이 모두 사라지는 문제가 많았다.
이 제품은 컴퓨터가 다운되더라도 다시 켜면 이전 상태로 복구해주는 장치였는데, 학교와 PC방 등 전국적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당시 유명 개그맨이 광고 모델을 맡으면서 제품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또한 영어-한국어 번역 프로그램인 ‘워드체인지(Word Change)’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코엑스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전시회에서 공개되며 큰 관심을 받았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정소프트는 2001년 9월 21일 코스닥에 상장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후 IT 시장 환경이 급격히 바뀌면서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운영체제 안에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포함시키기 시작하면서 많은 응용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정소프트 역시 이러한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실리콘밸리 경험이 현재 사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저는 1998년에 미국 실리콘밸리로 건너가 정소프트 USA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시장을 직접 개척했다. 미국 시장에서 소비자 제품을 판매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은 이후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세계 IT 기술의 중심은 미국이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직접 시장을 경험하면서 기술과 사업 모델을 배우게 되었다.
그 이후 여러 과정을 거쳐 옛 정소프트 멤버들과 다시 모이게 되었고, 2015년에 ‘로제타텍(Rozetatech)’이라는 회사를 새롭게 창업하게 되었다. 이 회사가 지금의 로제AI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됐다.
로제AI 로고
로제타텍이라는 회사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
로제타텍이라는 이름은 ‘로제타 스톤(Rosetta Stone)’에서 유래했다. 로제타 스톤은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석할 수 있게 만든 역사적인 유물로, 인류 역사 6천 년의 비밀을 풀어준 열쇠라고 불린다.
이 돌에는 고대 그리스어와 이집트 문자 등이 동시에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에 학자들이 이를 비교 분석하면서 상형문자를 해석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이집트 문명의 역사와 기록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서양에서는 ‘로제타 스톤’이라는 표현을 새로운 시대의 열쇠나 혁신적인 발견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표현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회사 이름을 통해 새로운 기술로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Rosetta Stone’에서 ‘Stone’을 빼고 기술 기업을 의미하는 ‘Tech’를 붙여 ‘Rozetatech’라는 이름을 만들었고, 이후 회사가 AI 중심 기업으로 발전하면서 현재는 ‘로제AI(Roze AI)’라는 이름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현재 회사가 집중하고 있는 핵심 사업 분야
현재 회사의 핵심 사업은 IoT 기반의 화재 감지 및 안전 시스템이다. IoT는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무선 통신으로 전달하고 이를 빠르게 분석해 사람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회사는 공장이나 건물에서 온도, 습도, 전기 상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센서로 수집하고 이를 무선 통신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특히 일반 와이파이 방식이 아닌 RF 무선 통신 기술을 사용해 최대 수 킬로미터까지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센서 장치, 중계 장치, 수신 장치, 그리고 스마트폰 알림 시스템까지 모두 자체 기술로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전통시장 화재 감지 사업 등에 참여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게 되었다.
화재 감지 시스템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2015년 대구 서문시장 화재 사건 이후 전통시장의 화재 예방 필요성이 크게 제기되었다. 이에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전통시장 화재 감지 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와이파이 기반 시스템을 검토했다.
하지만 전통시장은 철 구조물과 간판이 많아 와이파이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회사는 RF 기반 무선 통신 방식을 제안했고, 최대 5~6km까지 통신이 가능한 기술을 활용해 시스템을 구축했다.
2016년 부산 자갈치시장, 청주 육거리시장 등에서 시범 사업을 진행했고, 이후 성능 검증을 거쳐 2017년에는 무선 소방 시스템에 대한 기술 기준이 만들어졌다.
또한 KC 인증과 KFI(한국소방산업기술원) 인증을 받으면서 공식적인 소방 장비로 인정받게 되었고, 2019년에는 관련 소방법이 개정되면서 무선 소방 시스템이 제도적으로 도입되었다.
소방 시장의 문제점
소방 시장에서 가장 강하게 문제 제기하는 지점은 '정보 독점'이다. 기존에는 건설사가 소방 공사를 직접 하도급으로 운영하며 관련 정보를 독점했고, 입주민은 자신이 낸 분양 비용 속에 소방 시스템 비용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화재 감지기가 어느 회사 제품인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창구 자체가 없었던 셈이다.
2020년 분리발주 제도 도입으로 건설사가 소방 시공을 직접 하도급하는 관행에서 발주자가 소방 전문 업체나 제조사에 직접 발주하도록 구조가 바뀌었다.
이제 아파트 분양을 받으러 갈 때 '이 건물은 유선 소방인가요, AI 소방인가요'라고 물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회사가 제시하는 화재 예보 ‘파이어포캐스트(Fire 4 cast)’ 개념
기존 화재 시스템은 화재가 발생한 이후에 경보를 울리고 소방차가 출동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회사는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위험 징후를 분석하여 경고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온도 변화, 전기 사용 패턴, 누전 징후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화재 위험도를 계산한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화재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화재 예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기상청이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날씨를 예측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기상 데이터 대신 전기, 온도, 환경 데이터를 분석해 화재 위험도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건물이나 아파트에서 특정 공간의 화재 위험도가 높아지면 사전에 경고를 보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회사는 이 기술이 앞으로 전 세계 화재 안전 시스템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제AI SO.S 홈/ 로제AI 제공
제품에 대한 경쟁력
신축 건물 중심의 B2B 제품과 달리, 기존 아파트 거주자를 겨냥한 B2C 제품이 'SO.S 홈'이다.
RF 기술을 활용해 공간 전체에 음장(사운드 필드)을 형성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침입·가스 누출·온도 변화 등 모든 이상 징후를 감지해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방식이다. IP 카메라와 달리 사각지대가 없고 개인정보 침해 우려도 없다.
특히 독거 어르신의 낙상이나 쓰러짐도 움직임 데이터의 급격한 단절로 감지할 수 있다. 또한 화장실처럼 카메라 설치가 불가능한 공간에서도 작동한다는 것이 핵심 강점이다. 제품은 월 구독 모델로 운영되며, 새벽에 자동으로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 된다.
하나의 장치로 화재·가스·침입·어르신 쓰러짐까지 커버할 수 있다. OTT 구독 요금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가정의 안전 전반을 지킬 수 있다. 병원에서도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IP 카메라를 설치하기 어려운 공간에 적용 가능해 의료기관 시장으로의 확장도 검토 중이다.
경영철학
"돈은 나누면 돈이고, 혼자 쌓으면 독이 된다" 공동 창업자가 이익을 혼자 독점하다가 결국 건강과 인간관계 모두를 잃는 것을 가까이서 목격한 경험에서 나온 철학이다. 직원들과 주식을 나누고, 성장의 과실을 함께하는 문화를 지향한다.
나스닥 상장 이후의 목표는 또 다른 창업자들을 돕는 것이다. 능력이 된다면 10개 스타트업의 나스닥 상장을 직접 도와보고 싶다. 그렇게 인생을 마감할 수 있다면 충분히 잘 살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향후 회사의 비전과 계획
회사는 현재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상장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IoT 기반 화재 예보 시스템을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화재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화재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예방하는 ‘화재 예보 시대’를 여는 것이 회사의 비전이다.
이러한 기술이 보편화되면 사람들이 건물에 들어가기 전에 화재 위험도를 확인하는 시대가 올 것이며, 이는 인류의 안전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변화가 될 것이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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