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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유럽 방송계 "삼성·LG TV 법적 규제" 촉구...파장은?

유럽방송연합(EBU)과 주요 미디어 그룹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 TV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유럽연합(EU)에 공식적으로 촉구했다. 이들은 23일(현지시간) 오후 EU 집행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스마트 TV...

유럽 방송계 "삼성·LG TV 법적 규제" 촉구...파장은?

유럽방송연합·미디어 연합, EU집행위에 공식 요청

삼성·LG에 '자사 앱 우선 노출' 방지 및 공정 경쟁 요구

인터넷연결 TV 및 가상 비서의 '시장 경쟁 저해' 지적

가전시장 주도하는 한국 기업에 법적 견제 본격화

사진=LG전자.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함.

[초이스경제 김지영 기자] 유럽방송연합(EBU)과 주요 미디어 그룹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 TV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유럽연합(EU)에 공식적으로 촉구했다.

이들은 23일(현지시간) 오후 EU 집행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스마트 TV 제조사를 디지털시장법(DMA)상 '게이트키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즈와 로이터 등 외신들은 이같이 전하면서 "유럽 미디어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공동 전선 구축이라는 점에서 큰 파장"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시장법상 게이트 키퍼란 온라인 시장에서 소비자(시청자)와 판매자(콘텐츠제공자) 사이를 연결하는 관문, 즉 거대 플랫폼 사업자를 말한다. 유럽 방송사들은 삼성과 LG가 스마트 TV 운영체제(OS)를 통해 자사 앱이나 제휴 콘텐츠를 우선 노출하는 '자기 우대'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TV 화면에서 자사 앱만 잘 보이게 하고, 다른 방송사 콘텐츠는 뒤로 밀어냄으로써 시장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의 핵심 요구 사항은 시청자가 공영 방송과 지역 콘텐츠에 차별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동등 노출권'을 보장받는 것이다. 유럽방송연합은 스마트 TV가 단순한 가전 기기를 넘어 시청자와 콘텐츠 제공자 사이의 연결을 통제하는 강력한 '디지털 게이트키퍼'로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 비서 플랫폼이 시청자의 음성 명령을 처리할 때 특정 유료 서비스로 유도하는 행위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만약 규제 대상인 '게이트키퍼'로 확정되면, 삼성과 LG는 TV 초기 화면을 마음대로 구성하지 못하고 방송사들과 데이터를 공유해야 하는 등 큰 압박을 받게 된다.

유럽의 디지털시장법(DMA)은 시장 지배력을 가진 거대 플랫폼 사업자를 지정하여 엄격한 데이터 공유 및 상호 운용성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이다. 현재 삼성과 LG는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스마트 TV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규제 검토 대상이다.

유럽 방송사들은 "제조사들이 플랫폼 운영을 통해 얻는 막대한 시청 데이터를 콘텐츠 공급자들과 공정하게 공유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번 규제 요구가 EU에 의해 수용될 경우, 스마트 TV의 초기 홈 화면 구성과 추천 알고리즘의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럽방송연합은 미디어 다원주의와 공정 경쟁을 유지하기 위해 스마트 TV 플랫폼의 운영 투명성이 확보돼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서한에는 제조사가 콘텐츠 노출 위치를 대가로 방송사에 불합리한 수수료나 조건을 강요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움직임이 글로벌 빅테크에 대항해 유럽 로컬 미디어의 영향력을 지키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해석했다. EU는 오는 5월로 예정된 DMA 이행 검토 및 의회 보고 절차에서 이번 미디어 업계의 요구를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스마트 TV 제조사가 게이트키퍼로 확정되고 위반 판정을 받는다면, 전 세계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에 달하는 과징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한국 가전업계는 유럽발 규제 논의가 북미나 아시아 등 다른 주요 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유럽 내 방송사들은 EU가 신속히 개입해 거대 가전기업의 플랫폼 독점력을 견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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