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이 촬영하고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이 제공한 중동 사태 현장 사진. 자료=연합뉴스
[서울와이어=정윤식 기자] 한국 경제의 성장 눈높이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올해 2% 성장 달성마저 위태롭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재 중동 정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 가능성을 탐색하면서도 동시에 지상전 대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태가 단기 봉합이 아닌 장기전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포인트 낮추며 ‘눈높이 하향’의 신호탄을 쐈다.
OECD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9%로 유지했지만, 한국과 유로존(1.2%→0.8%)의 성장률은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대외 의존도가 높고, 원유 수입에서 중동 비중이 큰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중동 사태의 당사자인 미국은 오히려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됐다. 인공지능(AI) 효과 등을 반영해 1.7%에서 2.0%로 조정됐다. 일본(0.9%)과 중국(4.4%)은 기존 전망이 유지됐다.
문제는 불확실성 자체가 실물경제를 짓누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중동 사태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은 기업 투자와 소비 심리를 동시에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OECD를 시작으로 주요 연구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가 잇따라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글로벌 금융사들도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씨티는 한국 성장률 전망을 2.4%에서 2.2%로, 바클리는 2.1%에서 2.0%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연간 성장률이 0.5%포인트 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물가 압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OECD는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8%에서 2.7%로 0.9%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이는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공급망 리스크까지 겹쳤다.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 석유화학을 넘어 반도체 등 핵심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납사(나프타)는 물론,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헬륨·브롬 등 주요 소재의 수급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25조원 안팎의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외 충격을 온전히 흡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중동 사태의 전개에 따라 올해 2.0% 성장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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