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원가·물류 부담보다 수출 단가 상승 기대"
이달 1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원자재 수급 차질을 빚고 있는 석유제품이 2분기에 수출 전망이 밝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물류와 원가 부담보다 제품 가격 상승 기대감이 더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석유제품 수급 불안 시 정부가 내수 공급을 위해 수출을 통제할 가능성이 변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수출 실적 50만 달러 이상(지난해 기준)인 회원사 2,000여 개를 대상으로 최근(1~12일) 조사한 결과 올해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106.6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EBSI는 기준인 100을 넘기면 전 분기보다 수출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100을 밑돌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5대 품목 중 12개 품목에서 수출 경기 악화를 예상했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의 강력한 호조에 힘입어 전체 지수는 3분기 연속 기준(100)을 웃돌았다. 반도체의 2분기 전망 지수는 191.4에 달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출하량을 늘리고 있어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피지컬 인공지능(AI)과 에이전틱 AI(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의 확산으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판매자가 가격 결정권을 쥐는 '공급자 우위' 구도가 유지될 전망이다.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석유제품(102.9)도 예상과 달리 100을 상회했다.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던 1분기(96.7)보다 오히려 지수가 개선됐다. 이는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제품 수출단가(131.9)와 수출 채산성(142.0)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반영된 결과다. 이관재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이 물류(19.6)와 제조원가(20.1) 부담보다는 단가 상승 효과가 더 크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가전(51.3)은 중국과의 가격경쟁 심화와 관세 부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수출 부진이 예상됐다.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58.4) 역시 중동산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발생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기업들은 2분기 가장 큰 어려움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21.8%)과 물류비 상승(20.1%)을 꼽았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인한 비용 압박이 전 산업군에 걸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다만 반도체·선박·석유제품의 긍정적 전망에 힘입어 수출 단가(121.9)와 수출 채산성(119.1)은 개선될 것으로 조사됐다. 이 수석연구원은 "수출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졌지만 반도체 산업 호조로 2분기에도 수출 개선 모멘텀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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