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세계유산 현장관리자 포럼 참석자들이 지난 17일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암각화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울산시 제공
"암각화 침수 문제를 숨기기보다 전 세계 전문가들과 함께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자 합니다"
지난 17일 오후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찾은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암각화를 둘러본 후 이같이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년을 맞은 암각화는 한반도 선사문화를 대표하는 귀중한 유산이다. 하지만 집중 호우가 발생하면 댐 수위조절로 인해 암각화 침수 문제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암각화를 끼고 흐르는 대곡천 하류의 사연댐은 수위 조절용 수문이 없는 댐이다. 많은 비가 내려 댐 저수지가 가득 차면 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댐 수위가 53m가 되면 암각화가 부분적으로 침수되고 57m에 이르면 완전히 잠긴다. 침수와 노출이 반복되면서 암각화 훼손이 지속되고 있다.
이 자리에는 허 청장뿐 아니라 80여명의 전문가들도 함께했다. 이들은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공식 사전행사인 '제8회 세계유산 현장관리자 포럼'의 참가자들이다.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28명, 자메이카 등 아프리카 14명, 유럽·북미 13명, 남미 8명, 아랍권 6명 등 세계 각국의 현장관리자와 국내 참가자들로 구성됐다.
전문가들은 허 청장과 함께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 차원에서 직접 암각화를 살펴보고 고민 방안을 찾기 위해 이날 답사에 나섰다.
허민 국가유산청장과 제8차 세계유산 현장관리자 포럼 참석자들이 지난 17일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암각화 현장을 둘러 보고 김상욱 울산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암각화 전망대에 도착한 전문가들은 울산시청 학예연구사의 설명에 따라 암각화로 자연스레 시선을 옮겼다.
카메라를 든 참가자는 바위 면을 최대한 확대하고 가까이 보면서 암각화에 새겨진 동물을 찾고,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고래 그림을 발견한 참가자는 '놀랍다(amazing)'며 한 동안 암각화를 집중하며 눈으로 담아내는 모습이었다.
자국을 대표하며 세계유산을 지키는 보존·관리 전문가들인만큼, 이들은 안내판과 최근 전망대에 설치된 AI 기반 확장 현실(XR) 망원경을 통해 흥미롭게 암각화를 관찰했다. 암각화를 살펴본 뒤에는 반구천으로 내려가 실제 암면을 마주하기도 했다.
또 답사 참가자들은 암각화 보존과 관리를 위한 노력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자리에 함께한 국가유산청 관계자가 2000년대 암각화 보존 문제를 놓고 대립하던 정부와 울산시가 논의 끝에 협의에 이른 과정을 설명하자 메모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인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단일유산으로, 명승으로 지정된 반구천 일대 약 3㎞ 구간이 해당된다. 한국이 보유한 17번째 세계유산(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유산이라는 데에 의미가 있다. 특히 대곡리 암각화는 약 7000년 전 신석기 시대부터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면서 세계 역사상 가장 오래된 고래 사냥 장면이 묘사돼있어, 예술적·학술적인 가치가 높다. 서승원기자 ggundle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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