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조사처, ‘산단 전력 수요량 15GW 달할 것으로 전망…세심한 준비 필요’
용인 내 발전소·전력설비 부족 심각…반도체산업, 송전시스템·변전소 신뢰도 중요
발전소 충분히 확보 위해 철저한 준비해야…미 해결시 매우 심각한 쟁점될 것
자료제공 : 국회 입법조사처.
[에너지플랫폼뉴스 박병인 기자] 정부가 경기도 용인 일대에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참여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에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전력공급 계획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시됐다.
6일 국회 입법조사처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둘러싼 논란과 현실’에 따르면 용인반도체 클러스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국가산단(삼성전자) 9.3GW, 일반산단(SK하이닉스) 5.5GW에 달하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즉 총 15GW에 달하는 전력이 필요한 것이며 이는 용인 전체 수전 용량의 8배에 달하는 양이다.
하지만 용인에는 현재 운영 중인 발전소가 전무한 상황이다. 용인은 지난 2024년 기준 인근의 수원, 성남, 광주, 안성 등에 소재한 5곳의 변전소를 통해 약 1.9GW의 전력을 공급받고 있을 뿐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15~16GW에 달하는 추가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현재 1단계로 2030년 초기 수요 대응을 위해 동서발전, 남부발전, 서부발전이 각 1GW 규모의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2단계는 호남과 용인을 연결하는 송전선로 건설을 통해 6GW를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3단계는 2044년 이후 시점으로, 당시 상황에 맞춰 대응하기로 했다.
문제는 전력공급을 위해 반드시 설치돼야 할 송전망과 변전소의 신뢰도 확보에 대한 계획이 미비하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내의 신뢰도 기준과 계통 설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며 해결을 위해서는 독립적인 전력계통 영향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도체 산업단지와 같이 고품질·고신뢰도의 전기공급을 요구하는 경우 N-2 신뢰도를 적용해야 하지만, 현재 관련 고시는 N-1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N-2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일반산단의 경우 변전소로 추정되는 전기공급시설이 1개소이며 국가산단의 경우에도 2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핵심 공급구간(산단 인입부~주변 거점 변전소)에는 ‘N-2’ 또는‘ N-1-1’ 수준의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앞의 기준을 적용하여 전력(15~16GW)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345kV급 변전소 4~6개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또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처럼 첨단산업 등 전기 품질에 민감한 산업들이 밀집한 지역에 대해 ‘전기사업법’ 등에서 ‘고신뢰도 특별구역’을 지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고신뢰도 특별구역으로 지정되면 N-1 기준보다 강화된 신뢰도 기준을 적용하고, 고신뢰도 특별구역을 대상으로 송전망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도록 하는 독립적인 전력계통 영향 분석도 필요하다.
아울러 보고서는 고신뢰도 특별구역 등에 대한 전력망 구성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했다. 반도체 산업단지 내의 전력망 신뢰도를 높이는 다른 방법으로 산업단지가 중앙 전력망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분리되더라도 자체적인 전력망으로도 운영될 수 있는 준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 형태로 개발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와 함께 비상 상황에서도 첨단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자체 전력공급 방안 기준을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주로 ▲무정전 전원 장치(UPS) 가동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의한 외부 전력 차단 충격 완화 ▲비상 디젤발전기 등의 발전기 가동 등을 통해 공장 필수 설비에 전력이 연속적으로 공급돼 장비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보고서는 HVDC(초고압직류송전망) 적용 방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HVDC가 단일 경로로 반도체 클러스터에 직접적으로 인입되면 전력계통 운영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류는 선로에 고장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여러 개의 변전소에 연결된 우회 선로로 전기가 공급되지만, HVDC선로의 경우에는 고장이 발생하면 우회 선로를 찾지 못해 부하가 많은 경우 다른 선로 부하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다.
HVDC를 산업단지 내부에 직접 연결하지 않고 도시 외곽 거점 변전소까지만 연결하는 것이 위험을 분산시키는 데에 효과적인 전력망 구조라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보고서는 직류와 강력한 교류를 혼합해 여러 갈래의 교류 송전망으로 산업단지에 인입하는 것이 HVDC로부터 직접 수전 받는 것보다 안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보고서는 발전설비가 충분히 건설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종적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수요가 약 15GW~16GW이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기존 발전설비 이외에도 1400MW급 원자력 발전소가 10기 이상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발표된 용량도 실질적으로는 수요지 용량이기 때문에, 손실 전력량과 예비력을 고려한 공급 용량은 이보다 더 많은 발전기 건설을 요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24시간 연속 발전이 가능한 기저 발전 또는 이에 준하는 발전설비 조합을 중심 설비를 확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발전설비 건설에 필요한 토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이를 연결할 송전망을 제때 건설·가동하지 못하면, 전력공급 문제는 매우 심각한 쟁점이 될 수 있다.
끝으로 보고서는 비용 부담 주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구축되는 전력망에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에 따라 국가 재정이 투입되며 이는 결국 일반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된다는 지적이다. 이는 원인자 부담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수립한 인프라 공급계획은 클러스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수요량을 정량적으로는 만족하나, 사업 추진 과정의 현실적인 문제점에 대한 검토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신뢰도 기준을 고려한 전력설비 확보, HVDC 건설방식, 발전소 추가 확충 등을 고려한 세부적인 계획이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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