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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외로워서 AI 찾은 청소년, 더 외로워졌다…“용납 불가 위험” [팩플]

인간의 정서 형성과 정보 습득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연구 결과가 줄을 잇고 있다. 조력자여야 할 AI에 오히려 인간이 의존하면서 기초적인 생애 발달 과정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경고다.

외로워서 AI 찾은 청소년, 더 외로워졌다…“용납 불가 위험” [팩플]

스마트폰 화면에 인공지능(AI) 챗봇 앱 아이콘이 표시된 모습. AFP=연합뉴스

인간의 정서 형성과 정보 습득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연구 결과가 줄을 잇고 있다. 조력자여야 할 AI에 오히려 인간이 의존하면서 기초적인 생애 발달 과정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경고다.

9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UNC) 연구진이 심리학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사이아카이브에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AI 사용은 사회적 관계에서 불안 증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지난해 12월과 올 4~5월 두 차례에 걸쳐 미국 남동부에 사는 중학생(6~8학년) 2342명을 조사한 결과, AI 챗봇을 더 많이 쓰는 학생일수록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미치 프린스타인 UNC 두뇌·기술 개발센터 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교실마다 2~4명의 아이가 인간 친구보다 챗봇과 상호작용을 더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학생 5명 중 1명 수준이다. 연구진은 지난해 말 1차 조사에서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AI를 쓴다고 한 학생들이 2차에서 더 높은 수준의 외로움을 느낀다고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프린스타인 소장은 “이 시기에 또래와 함께하는 경험은 나이들어 결혼 생활, 자녀 양육, 경력 개발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평생 필요로 할 대인관계 기술을 배우는 청소년기 학습 기회를 AI 때문에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WSJ은 “청소년기 뇌는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부분이 발달하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언급했다.

“청소년용 챗GPT, 용납 불가 위험”

한국에서도 점점 더 많은 청소년이 정신건강이나 심리 상담을 위해 사람 대신 AI를 찾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8~9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15~18세) 응답자의 69.2%가 정서적 목적으로 생성 AI를 쓰고 있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일 ‘정신건강 목적 생성형 AI 이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아동·청소년을 위한 별도 권고를 제작했다. 권고에는 ‘AI에만 마음을 털어놓고 있다면 그 얘기를 가까운 사람에게도 해 보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AI 기업도 보호 장치를 포함한 청소년 전용 챗봇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사회적 우려는 여전하다. 아동 미디어 안전을 위한 비영리 단체 커먼센스미디어는 지난 7일 오픈AI의 ‘챗GPT 포 틴즈(ChatGPT for Teens)’에 대한 위험 분석 보고서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Unacceptable risk)’이라고 평가했다. 단체가 직접 실험한 결과, 부모 계정과 연동된 청소년 계정이 챗봇과 자살 충동, 자해, 섭식 장애 등에 관한 노골적인 이야기를 해도 위험 알림이 작동하지 않은 사례가 10건 이상 있었다. 단체는 “제품이 안전한 경험을 제공할 때까지 마케팅을 중단하고 청소년이 사용하지 못하게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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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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