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어 있다. photo 뉴스1
중동 전쟁 여파로 코스피가 6% 넘게 급락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는 멈추지 않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대규모 매도에 나선 가운데 개인이 수조원대 순매수로 지수 하단을 방어하는 모습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5.45포인트(6.49%) 내린 5405.75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장중 낙폭이 6%를 넘기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도 4%대 하락했다.
이번 급락의 배경에는 중동 긴장 고조가 있다. 주말 사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이란 발전소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자 긴장이 고조됐고, 뉴욕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 금리 인상 우려까지 겹친 '삼중 악재'가 국내 증시를 압박했다.
실제 시장 지표도 불안 요인을 키웠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100달러를 넘어 한때 114달러대까지 치솟았고, 원·달러 환율도 1510원을 돌파했다. 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밝힌 점도 매도세를 키웠다.
이 같은 대외 악재 속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 이날 외국인은 약 3조6000억원, 기관은 약 3조800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은 약 7조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 수준의 매수세를 보였다.
개인의 매수세는 최근 한 달간 공격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 3일부터 20일까지 개인 순매수 규모는 22조6793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조9555억원, 약 8조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급락한 이날에도 개인은 6조원대 후반 순매수에 나서며 낙폭을 방어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전고점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개인 매수세를 지탱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외국인과 기관이 던지는 물량을 개인이 받아내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부담 요인도 존재한다. 유가 급등이 장기화될 경우 금리 상승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 유가가 100달러 부근에서 움직이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이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급락장에서는 무리한 추격 매수보다 분할 매수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뉴스에 따라 포지션을 바꾸기보다는 기본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주가 급락 시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반도체 업종 이익 전망과 외국인 수급 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