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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왜 언론 인수하려 하는지, 어떻게 운영할지 밝히도록 해야"

태영건설, 유진기업, 호반그룹, 중흥그룹, 동화기업. 각각 SBS, YTN, 서울신문, 헤럴드경제, 한국일보를 인수한 건설업 등을 하는 기업이다. 건설·금융 자본의 언론 인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언론에선 소유구조 변동이 더 빈번해진다.

▲ 2025년 4월23일 언론노조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인 YTN 지분을 유진그룹에 매각하는 과정에 관여한 이들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진=김예리 기자

태영건설, 유진기업, 호반그룹, 중흥그룹, 동화기업. 각각 SBS, YTN, 서울신문, 헤럴드경제, 한국일보를 인수한 건설업 등을 하는 기업이다. 건설·금융 자본의 언론 인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언론에선 소유구조 변동이 더 빈번해진다.

전부터 언론 노동자들은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지난 21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만난 김동원 전국언론노조 정책전문위원은 “언론사주는 적어도 수많은 계열사와 언론사가 다른 사업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문제가 된다”며 “그런 사주들이 들어오면 일반적인 기업과 같아진다. 투자는 잘 하지 않고 사주 라인이 만들어지고 내부 분열이 심해진다”라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 제동을 걸기 위해 신문사를 인수하려는 기업은 문화체육관광부에 ‘편집·제작·운영계획서’를 제출하고 내부 구성원들에게도 이를 공유하도록 신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동원 전국언론노조 정책전문위원이 지난 21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박서연 기자

-기업이 언론사를 인수하면서 여러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 있나.

“대부분 언론사를 인수한 기업들은 주력 사업이 있다. 예를 들어 유진기업은 레미콘 건설업, 화물 운수업 등 다수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언론으로) 수익을 내려고 인수하는 건 아니다. 서울신문 회장이 관심 있는 건 프레스센터 재건축(1~11층 보유)이다. 12~20층을 소유한 코바코(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언론사를 경영해보지 않은 건설, 부동산, 금융업을 주로 하는 사주가 기존 사업과 똑같은 마인드로 언론사를 경영한다. 언론사 성장에 대한 관심은 없고 언론을 소유하면서 갖게 되는 영향력이 큰 관심사다. 중소기업이나 계열사들의 로비 창구로 쓰는 게 어떻게 보면, 첫 번째 목적은 아니라고 본다. YTN 사주가 됐다는 것 자체가 정계든 업계든 간에 이너서클에서 상당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입지를 높이기 위해 회사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유진만 보더라도 정치적 입지가 더 올라간다.”

-독자와 시청자 입장에선 어떤 피해가 있을까.

“언론사가 새로운 실험을 하고 혁신해야 하는데 퇴보하게 된다. (기업) 사주가 와서 언론사, 미디어에 제대로 투자하는 걸 못 봤다. 양질의 콘텐츠를 내고 보도를 만들 수 있는 조직과 시스템을 갖춘 언론사가 정체되거나 퇴보하는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사주의 동향을 보도하는 행위도 있다.”

- 기업 사주가 들어왔을 때 언론 조직은 어떻게 변화한다고 보나.

“서울신문도 그렇고 YTN도 그렇고. 특정한 개인 사주가 없던 언론사에 갑자기 사주가 들어왔다. 서울신문, YTN처럼 준공영이었던 곳일수록 사주가 들어오게 되면 사주에 충성하려는 그룹이 생기게 된다. 맘에 드는 직원들을 갖고 정치적 라인을 만든다. 이 소수가 회사를 좌우하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그러면 정치권을 비판한다든가 기업 비밀을 파헤치기 어려워진다. 서울신문은 이미 작업이 끝났고 YTN도 그러고 있는 것 같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지난 29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YTN 대주주 유진그룹 퇴출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내란결탁 유진퇴출'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언론노조 YTN지부

-얼마 전 한 토론회에서 기업의 언론 인수를 ‘과시적 소비’에 빗댔다.

“언론사 회장이 되면 자산이나 기업의 매출 규모를 통해 입증할 수 없는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 똑같은 수준의 건설업자들이라도 언론사를 가지는 순간 업계 내 위상이 달라진다. 그렇기에 지위 상승을 노리고 하려는 것도 있다. 지역은 더 심하다. 대구 매일신문 대주주로 코리아와이드라는 운송업체가 들어왔다. 이후 코리아와이드의 입지는 많이 달라졌을 거다. 지역 같은 경우는 언론사주는 지역협의회 같은 데서 한 자리 차지하기 좋다. 인사하러 오는 순서도 달라진다. 언론사가 네이버 콘텐츠 제휴사라면 이야기가 더 달라진다.”

-2023년에 언론노조는 신문사 인수 시 문체부에 편집·제작·운영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언론노조에서는 특정인이 신문사 인수 시 문체부에 편집과 제작, 운영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법안(조계원, 김상욱)이 발의됐다. 신문법상에 언론업을 등록할 때 발행 목적 등을 적는 항목이 있다. 적어도 이 언론사를 왜 인수하려고 하는지 목표와 어떻게 운영할지 계획은 내라고 하는 거다. 또 적어도 사내에는 이 내용을 공개하라는 거다. 코리아와이드도 호반도 왜 신문사를 가지려고 하는지 밝히지 않는다. 민영언론은 사주가 언론사를 자기의 소유로 생각한다. 기업의 목적이 바뀌거나, 정권이 바뀌면 (신문사 구성원들은 사주의 뜻에) 맞춰가야 하는 상황이다.”

-2인 체제 의결이 법원 판결로 무효화된 YTN의 경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행정법원의 판결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2인이 의결한 게 위법하다는 거다. 법원이 2명이 내린 방미통위 승인 자체를 취소하라고 했으니 승인 심사를 다시 해야 한다. 자격이 없다고 판정내리는 등의 결정을 해야 한다. 법률적인 부담은 있겠지만, 새로 심사한다고 해도 (유진은) 최대 주주 자격이 없다. 의결이 잘못됐으니 지금도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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