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옥타 차세대 출신으로, 월드옥타 주최 AI스타트업 대회 우승 기업에 20억 투자를 결정한 이성학 美 프로베스트 파트너스 공동 창업자. [황복희 기자]
월드옥타(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 차세대 출신 한인 투자자가 옥타가 발굴한 스타트업에 20억 원을 투자했다.
미국 애틀랜타 기반 투자사 프로베스트 파트너스(Provest Partners) 공동 창업자인 이성학 대표(48)는 지난 3월 31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2026 글로벌 AI 스타트업 대회’에서 공동 우승을 차지한 스타트업 위스 메디컬(Wiz Medical, 대표 이성훈)에 약 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대회는 World-OKTA가 개최한 ‘제27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의 부대행사로 열렸다. 총 114개 기업이 참가 신청을 했으며, 이 가운데 24개 기업이 본선에 올라 경쟁을 펼쳤다. 최종 심사 결과, ‘위스메디컬’과 캐나다 기업 ‘미온 포레스트’가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5 OKTA 글로벌 스타트업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는 “지난해 대회에서도 여러 스타트업을 만났지만 투자까지 이어질 만한 기업은 찾지 못했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기술력과 사업성을 동시에 갖춘 기업을 발견해 투자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4월 1일 코엑스 마곡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옥타 차세대 시절 받은 도움을 이제는 투자로 되돌려 주는 선순환이 시작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옥타 차세대에서 시작된 15년 인연
이 대표와 옥타의 인연은 약 15년 전 애틀랜타 차세대 활동에서 시작됐다.
그는 애틀랜타 지회 차세대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뒤 이듬해 정부 지원으로 진행되는 모국 방문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당시 한국에서 열린 교육 프로그램과 네트워크 경험은 이후 글로벌 사업을 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후 애틀랜타 지회 차세대 위원장과 사무총장을 거쳐 재작년에는 지회 이사장을 맡았고, 현재는 애틀랜타 지회 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대표는 “차세대 시절 한국에서 진행된 교육 프로그램과 무역 관련 교육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며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인 경제인들이 어떻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을 확장하는지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옥타에서 받은 교육과 네트워크 경험이 이후 미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큰 자산이 됐다”며 “그 경험이 결국 한국 스타트업 투자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회계법인 창업에서 투자회사 설립까지
이 대표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약 1년간 직장 생활을 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회계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뒤 약 10년 전 애틀랜타에서 마찬가지로 차세대 출신인 권용섭 회계사와 함께 회계법인을 공동 창업했다.
현재 이 회계법인은 미국 내 8개 오피스를 운영하며 70~80명 규모로 성장했다. 한국에도 사무소를 두고 있다. 회계법인을 운영하면서 그는 한국 스타트업과 미국 기업을 연결하는 일을 자연스럽게 시작했다.
“미국 기업 고객들과 한국 스타트업을 연결하다 보니 서로 시너지가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단순 소개를 넘어서 투자와 미국 시장 진출을 함께 지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 4년 전 투자회사 ‘프로베스트 파트너스’를 설립했다.
‘프로베스트 파트너스’는 한국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고 투자와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투자 규모는 약 150억~200억 원 수준이며 미국 기업과 한국 스타트업을 함께 투자하고 있다.
4월1일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월드옥타 주최 '제27차 세계대표자대회 겸 수출상담회' 폐회식에서, 이성학 프로베스트 파트너스 대표(왼쪽에서 세번째)가 AI 스타트업 대회 우승기업인 위스메디컬 이성훈 대표(네번째)에게 투자 약정서를 전달한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성학 대표 왼쪽은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 맨 오른쪽은 썬 박 글로벌스타트업 위원장이다.
“기술력과 글로벌 확장성 보고 투자”
이번 대회에서 그가 투자한 ‘위스메디컬’은 수면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피부에 부착하는 패치형 장치를 이용해 수면 데이터를 측정하고 AI 분석을 통해 수면 상태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병원 중심의 수면다원검사를 가정에서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투자 결정 배경에 대해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확장성을 꼽았다.
“수면 분석 기술을 하는 회사는 많지만 병원 수준의 데이터를 가정에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은 많지 않습니다. 기술력과 시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 결정을 했습니다.”
특히 그는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한국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이 미국에서 그대로 통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미국 시장 환경에 맞게 모델을 바꿀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한국 스타트업 환경 이미 충분히 좋다”
이 대표는 한국의 스타트업 환경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한국은 창업 지원 프로그램과 정부 지원이 상당히 잘 마련돼 있습니다. 사무 공간이나 자금 지원 등 환경이 생각보다 매우 좋습니다.”
다만 그는 앞으로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한층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결국 해외 시장으로 나가야 합니다. 해외 한인 네트워크가 그 연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동포 투자 네트워크 만들고 싶다”
그는 장기적으로 해외 동포들이 투자하고 각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은 기술력과 창업 환경 모두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네트워크”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 한인 경제인들이 투자와 시장 진출을 함께 지원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성공 사례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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