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을 추진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업 속도를 늦췄던 구역들이 다시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인허권자인 서울시장 교체 가능성 때문에 여러 사업 방식을 놓고 저울질하며 멈춰섰던 사업지들이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자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통한 재개발로 기우는 모습이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용두7구역 주택재개발 신속통합기획 추진준비위원회는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직후인 이달 9일 동대문구청에서 재개발 사업 관련 대통합 설명회를 개최했다. 용두7구역은 지난해와 올해 2월 도심복합개발을 선호하는 일부 소유주 측의 반발로 기존 신통기획 후보지 신청이 두 차례 반려된 바 있다. 그러나 오 시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도심복합개발 방식에서 신통기획 쪽으로 입장을 바꾼 주민들이 늘었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39번지 일대 용두 7구역. 서울경제DB
용두7구역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이달 안에 신통기획 3차 접수에 나설 예정”이라며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신통기획 2.0을 적용하면 관리처분단계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데다 사업기간도 추가로 단축된다고 해서 도심복합개발을 고민하던 소유주들이 많이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동대문구청도 이번 접수에서 용두7구역이 후보지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장이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용두7구역을 비롯해 창신12구역과 신당13구역 등 주요 재개발 구역들은 4월 이후 사업 속도를 늦추거나 동의서 징구를 사실상 중단했다. 신통기획이 오 시장이 내세우는 정비사업 브랜드인 만큼 시장이 바뀔 경우 사업 방향 자체가 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민들 사이에서 퍼졌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당선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각 구역에서 속속 사업 재개에 나서고 있다.
9일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동대문구청 2층 대강당에서 용두7구역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의 사업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백주연 기자
동의서 징구를 잠정 중단했던 중구 신당13구역은 구역계 변경 이후 재개발 사업 동의서를 새로 징구할 예정이다. 앞서 신당13구역은 신속통합기획 방식 재개발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빠른 동의율 확보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의 반대 비율로 인해 사업이 보류돼 왔다. 신당13구역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아예 정비구역 관련 계획을 변경하고 동의서를 다시 징구하기로 했다”며 “민간도심복합개발사업 관련 시행안이 이달 말 구체화될 예정인 만큼 해당 방안을 확인한 뒤에 신통기획이든 도심복합개발이든 유리한 쪽으로 최종 확정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신당13구역과 가까운 신당10구역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1호 사업지로, 중구청이 적극 지원해 2023년에 직접 조합을 설립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정비구역 지정 후 6개월 만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전체 사업기간을 3년가량 단축시켰기 때문에 신통기획이 좀 더 유리할 것으로 보는 소유주들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143-37번지 일대 창신 12구역 . 서울경제DB
창신12구역도 선거 이후 멈춰 있던 논의를 재개했다. 오 시장 재선 이후 신통기획 착수를 본격 논의하고 있으며 이달 말 최종 방향이 결정될 예정이다. 재개발 사업 속도를 내고 있는 인근 창신9·10구역은 현재 시행자 지정 동의서 제출을 앞두고 있어 창신동 일대 재개발 추진 구역 전체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창신동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오 시장 당선으로 신통기획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며 “9구역과 10구역은 시행자 지정 동의율 확보가 조만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복수의 재개발 구역에서 사업 재개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신통기획이 사실상 시정 연속성과 맞물린 정책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재개발 사업 특성상 인허가 과정 전반에서 서울시의 역할이 절대적인 만큼 시장 임기와 정책 방향의 일관성이 주민 동의율과 사업 추진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장소희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부동산 전문위원은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 안정성이 생겼다”며 “정비사업은 속도가 가장 중요한 만큼 공공개발 방식과 신통기획 사이에서 저울질하며 갈팡질팡하던 소유주들이 오 시장 임기 동안 서둘러 진행하려는 분위기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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