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청 이전론이 다시 고개를 든다. 최근 청주시의 특례시 도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대안으로 다시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지방선거 때마다 단순논리와 즉흥적 단골 공약으로 등장해 왔으나 막대한 비용과 행정 절차 등을 고려하면 현실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이동석 충주시장은 최근 청주시의 특례시 지정 추진에 따라 도청을 충주로 이전해야 한다며 도청 유치 추진을 선언하고 나섰다.
인구와 산업·교육·교통 등 주요 기능이 이미 청주로 집중된 상황에서 특례시까지 지정되면 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는 만큼 비청주권 균형발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충주시의회는 ‘도청 청주시 이전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 정부 등에 전달했다.
조중근(충주3) 충북도의원은 도의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청주 특례시 논의와 충주 도청 이전으로 지역이 상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주시장의 ‘청주 특례시’ 지정 요구와 이에 대응한 충주시장의 ‘충북도청을 충주로 이전해야 한다’는 제안은 청주로 쏠린 지원과 권한의 편중 속에서 북부권 주민들이 느끼는 생존의 위기감과 소외감을 대변하는 상징적 외침이라는 시각이다.
송재봉(청주 청원) 국회의원은 지난 7월 ‘지방자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인구 기준을 완화하는 법 개정을 통해 ‘특례시’ 지정을 시도하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인구 70만명 도시(현재 100만명 이상 도시 지정)에도 추가로 특례를 부여하는 단서 조항을 신설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인구 89만명인 청주시는 특례시로 지정받을 수 있고, 내년 6월 3일 시행하는 ‘특례시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현재 ‘지방자치분권 및 균형성장에 관한 특별법’에서 정한 사무·재정 특례가 부여된다.
이장섭 청주시장은 민선 9기 들어 처음 열린 도내 시장·군수회에서 특례시 지정을 추진 계획을 공식화한 뒤 윤호중 행정안전부장관을 만나 특례시 지정을 건의했다.
도청 이전론은 새로운 주장은 아니다. 지방선거 때마다 후보들의 공약이나 지역 현안으로 반복해서 등장했다.
1896년부터 충북도청 소재지였던 충주에서 1908년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 청사로, 1937년 현재의 문화동 청사로 이전해 왔다.
충북혁신도시가 건설되면서 ‘진천·음성혁신도시’로. 청주와 인접한 초미니 자치단체인 증평군으로 이전하자는 주장이 거론된 바 있다.
충주지역시민단체들은 범시민회를 구성해 2008년 충주 이전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충주출신 이시종 지사는 청주가 광역시가 아니기 때문에 중앙정부 차원의 국비 지원 없이 도청 이전사업비를 전부 도비로 충당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전남도청 청사 신축비(2005년 광주에서 무안 이전)로 2151억원이 쓰여졌고, 내포 충남도청사(2012년 대전에서 홍성·예산 이전) 사업비는 2300억원 이었다.
현재도 만만치 않다. 이전 대상지 선정부터 새로운 청사 건립, 막대한 재정 마련, 행정 절차와 도민 수렴까지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수천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현재 청사와 새로 신축한 충북도의회 청사 등 활용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재정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사안이다.
충남도청과 전남도청, 경북도청 이전은 충북의 상황과 다르다. 엄연히 다른 지역인 대전·광주·대구광역시에 있던 각각의 도청을 자신들의 지역으로 옮긴 것이다.
도청 이전은 건물이나 새로 짓고 공무 장소를 옮기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다. 충북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중대한 과업인 만큼 절대 졸속으로 추진하면 안 된다.
충북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면에서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어 서두르는 게 결코 능사는 아니다.
이전 필요성과 입지, 비용, 행정 효율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충북도민의 여론을 수렴하는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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