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진행되는 상황에, 정부가 지역 국립대 전액 장학금까지 검토하면서 지역 균형 발전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지역 청년들을 뽑겠다며 부산으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은 정작 채용 현장에서 법망을 피해가고 있습니다.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취지가 실종되고 있는 겁니다.
지역인재 채용의 실태, 서정윤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지역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혁신도시법입니다.
30% 이상 지역인재로 채용하도록 명시했습니다.
부산으로 이전한 기관들의 채용 현황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보고된 자료를 보면, 30% 넘게 뽑은 걸로 돼 있습니다.
많게는 37.5%까지 채용했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 실제와는 다릅니다.
취재진이 기관별로 자료를 요청해 분석했더니 법적 기준 30%를 밑도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개된 자료의 숫자와 실제 채용된 숫자가 다른 건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건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4년, 부산으로 이전한 한국예탁결제원.
지난해 지역인재 채용률 37.5%라고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몇 명을 뽑았을까.
전체 채용 인원 35명 중 지역인재는 5명, 14%에 그칩니다.
20% 이상의 격차.
여기엔 이른바, '쪼개기' 채용의 함정이 있습니다.
7개 분야로 모집했는데, 이중 5개 분야의 채용 인원이 거의 전무합니다.
모집 인원이 5명 이하일 경우, 의무 채용 기준을 피할 수 있는 해당법 '1호 예외조항' 때문입니다.
발목을 잡는 건 또 있습니다.
'예외조항 5호'.
점수가 미달이면 적용받지 않습니다.
지난해 지역인재 채용률 32%였다는 주택도시보증공사.
'쪼개기'와 '점수 미달'로 15명을 덜 뽑았습니다.
그랬더니 실제 채용률은 28% 이하로 떨어집니다.
지난해 지역인재 채용률이 20%대에 그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경력직'과 '연구직'으로 한정한 또 다른 예외조항을 적용했습니다.
분야별 전문성을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방식이라는 게 기관들의 설명입니다.
[공공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은 데가 있어서 거기가 소수로 뽑다 보니까 그런 상황이 발생했고, 여러 기관들이 같은 공통점을 겪고 있는…."]
공공기관 이전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룬다는 정부 정책의 취지가 법의 틈새 조항과 예외 규정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정윤입니다.
촬영기자:박상현/그래픽:최유리·김소연/자료조사:김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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