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 이세웅 지사, 기업인 2세로 교육·문화 분야 공헌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 설치돼 있는 시계탑. /서울 관광정보
“토요일 저녁 6시, 예술의전당 시계탑에서 만나자.”
공연 전 인파로 붐비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대표적인 만남의 장소로 꼽히는 곳은 시계탑이다. 높이 약 6m의 고풍스러운 이 시계탑은 예술의전당(2013년 설치)뿐 아니라 신촌 세브란스병원(2015년), 미아동 서울사이버대(2013년)에도 설치돼 있다.
이 시계탑들은 모두 100년 역사를 지닌 미국 ‘일렉트릭타임’사가 제작한 것으로, 이세웅 이북5도위원장 겸 평안북도지사가 기증한 것이다. 교육·문화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이 위원장은 2013년 예술의전당 이사장 재임 당시 사비를 들여 시계탑 설치를 지원했다.
이세웅 이북5도 위원장 겸 평안북도지사. /행정안전부 제공
‘산업·교육·문화’ 두루 거친 원로 기업인, 이세웅
이 위원장은 지난 26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공직자 재산 현황에서 1600억원대에 육박하는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고위 공직자 중 단연 최고 부자다.
공직자 재산 현황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총 1587억원의 재산을 신고해 고위공직자 중 재산 총액과 증가액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공개된 재산액(1047억원)보다 540억원 늘었다.
재산 증가의 대부분은 주식 평가액 상승에서 비롯됐다. 이 위원장의 주식 평가액은 1년 전 521억원에서 1063억원으로 542억원 늘었다. 특히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약 85만주의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500억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자산도 상당하다. 서울 장충동 단독주택을 비롯해 강북구 수유동, 경기 남양주, 충북 괴산 등에 걸쳐 약 464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예금 59억원과 차량(마이바흐 S500, G90 등·약 1억7700만원)도 신고했다.
이북5도청 청사 현판 /조선DB
올해 86세인 이세웅 위원장은 평안북도 의주에서 태어난 실향민이다. 한국유리공업 공동 창업자인 이봉수 전 신일기업 회장의 장남이다. 이 위원장도 1970년대 초반 동아실크 전무를 비롯해 한국산업가스 사장, 신일기업 회장 등 기업인으로 오래 활동했다.
경제계 이력 못지않게 교육계와 문화계에서의 활동도 두드러진다. 학교법인 정의학원·신일학원·숙명학원·성신학원 이사장을 지냈고, 예술의전당 이사장과 국립발레단 이사장, 한서문화협회 회장 등을 맡으며 문화예술 분야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07년에는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취임해 조직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로로 은탑산업훈장(1992년), 무궁화장(2002년), 은관문화훈장(2013년) 등을 받았다.
특히 예술의전당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사이버대에 똑같은 시계탑을 기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계탑은 4면에 시계를 배치해 어디서나 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어두워지면 자동 점등되고, 매시 정각 차임벨로 시간을 알린다.
현재 신일학원 이사장은 그의 아들인 이상균 신일기업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실효 지배 없는 도지사’… 이북5도위원회는 어떤 곳
이 위원장이 이끄는 이북5도위원회는 황해도·평안남도·평안북도·함경남도·함경북도 등 북한 지역 5도를 관할하는 정부 조직이다. 해당 지역은 현재 북한이 실효 지배하고 있어 실제 행정권은 미치지 않지만, 헌법상 영유권을 근거로 조직이 유지되고 있다.
위원회는 주로 실향민 대상 망향 행사나 단합대회 개최, 탈북민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북5도 지사는 차관급 정무직으로, 해당 지역 연고자를 중심으로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위원장은 5개 도지사가 1년씩 돌아가며 맡는다.
현재 평안남도 지사는 예비역 육군 중장인 정경조 전 육군 제8군단장이 맡고 있다. 정경조 지사는 1952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이 평남 출신이다.
함경북도 지사는 꽂제비 출신으로 북한 인권 운동을 하고 있는 지성호 전 국회의원이, 함경남도 지사는 6·25 전쟁 당시 ‘흥남 철수’를 한 ‘메러디스 빅토리호’에서 태어난 ‘김치1호’ 손양영씨가 맡고 있다.
황해도 지사는 배우 겸 영화제작자인 명계남씨가 지난 3월 2일 임명됐다. 명계남 지사는 최초의 비황해도 출신 황해도지사다. 명 지사는 1952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다. 부친이 개성 출신 실향민이다.
차관급 정무직인 이북5도 지사의 연봉은 1억5000만원 수준이다. 별도의 업무추진비도 지급된다. 임기는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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