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영화'마이클'… 검은 로퍼와 흰 양말'팝의 황제', 다시 전설의 무대에

영화는 '비트 잇'(Beat It), '빌리 진'(Billie Jean), '스릴러' 등이 탄생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그가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아니라 무대 연출과 안무, 뮤직비디오의 개념 자체를 바꾼 아티스트였음을 보여준다. 특히...

영화'마이클'… 검은 로퍼와 흰 양말'팝의 황제', 다시 전설의 무대에

잭슨 파이브부터 웸블리의 제왕까지, 환호와 고독 속 팝의 역사 바꾼 여정

실제 조카 자파 잭슨의 열연 인상적… 생전 공연 보는 듯한 현장감 압도적

이번 작품은 마이클 잭슨의 잭슨 파이브 시절부터 솔로 아티스트로 정점을 찍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사진은 극 중 한 장면.

[백세시대 = 배성호 기자] 지난 1993년 미국 프로풋볼 결승전인 슈퍼볼 하프타임 쇼. 검은색 의상을 입은 마이클 잭슨은 무대 중앙에 등장한 뒤 노래도, 춤도 없이 그저 정면을 응시한 채 2분 가까이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럼에도 7만여 관객은 환호성을 지르고 열광했다. 그는 손끝을 한 번 튕기고 고개를 돌리는 동작만으로도 경기장 전체를 압도했다. 마이클 잭슨은 노래를 부르기 전부터 무대를 장악했고, 단 한 번의 몸짓만으로도 전 세계를 열광하게 만드는, 말 그대로 ‘슈퍼스타’였다.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1958~2009)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마이클이 5월 13일 개봉됐다. 이번 작품은 마이클이 잭슨 파이브로 데뷔한 뒤 세계 대중음악사를 바꾼 슈퍼스타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담는다. 다만 이 작품은 그의 생애 전체를 모두 다루지는 않는다. 1960년대 미국 인디애나주의 가난한 노동자 가정에서 시작해 1988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까지를 그린 1부로, “이야기는 계속된다”는 자막과 함께 속편을 예고한다.

영화는 반짝이는 검은 로퍼와 발목 위로 드러난 흰 양말, 말끔한 검은 정장을 입고 뜨거운 환호 속 무대로 향하는 마이클의 뒷모습으로 시작한다. 이후 화면은 1966년으로 전환되고, 극은 본격적으로 어린 마이클의 삶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아버지 조셉 잭슨은 아이들을 스타로 만들겠다는 일념 아래 혹독한 훈련을 밀어붙인다. 매일 반복되는 노래와 춤 연습, 쉴 틈 없이 이어지는 공연 일정,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질책과 체벌 속에서 어린 마이클은 또래들과 어울릴 기회조차 없이 성장한다. 무대 위에서는 천재적인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무대 밖 삶은 늘 긴장과 압박의 연속이었다.

형제들이 결성한 잭슨 파이브는 지역 클럽과 행사장을 돌며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이후 흑인 음악계의 중심이었던 모타운 레코드의 눈에 띄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아이 원트 유 백’(I Want You Back), ‘에이비씨’(ABC), ‘아일 비 데어’(I’ll Be There) 등 히트곡을 쏟아내며 형제들은 단숨에 미국 대중음악계의 중심으로 떠오른다. 영화는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된 마이클이 환호와 박수 속에서도 한편으로는 외로움과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던 모습을 함께 비춘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마이클은 여전히 아버지의 통제 아래 놓여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기 위해 솔로 활동에 도전한다. 이 과정에서 전설적인 프로듀서 퀸시 존스를 만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두 사람의 협업으로 탄생한 ‘오프 더 월’(Off the Wall)은 마이클을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끌어올렸고, 이어 발표한 ‘스릴러’(Thriller)는 세계 대중음악사를 새로 쓰게 된다.

영화는 ‘비트 잇’(Beat It), ‘빌리 진’(Billie Jean), ‘스릴러’ 등이 탄생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그가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아니라 무대 연출과 안무, 뮤직비디오의 개념 자체를 바꾼 아티스트였음을 보여준다. 특히 음악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에 집착하듯 몰두하는 모습은 마이클이 왜 시대를 초월한 아이콘으로 불리는지를 설명해 준다.

특히 ‘스릴러’ 뮤직비디오 제작 장면은 영화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다. 좀비 영화와 고전 호러물에서 영감을 받아 단편 영화 형식으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과정, 흑인 음악에 냉담하던 MTV가 결국 그의 영상을 전파에 올릴 수밖에 없었던 과정이 함께 담긴다. 마이클이 어떤 방식으로 음악의 장벽을 허물고 대중문화의 흐름 자체를 바꿨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빌리 진’을 세상에 처음 공개한 1983년 모타운 25주년 기념 공연 장면이다. 마이클이 ‘빌리 진’을 부르며 처음으로 문워크를 선보이는 순간은 실제 공연을 세밀하게 재현했다. 이어 1988년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에서 ‘배드’(Bad) 퍼포먼스가 펼쳐지며 영화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공연 장면마다 당시 의상과 조명, 무대 동선까지 치밀하게 구현해 실제 콘서트 영상을 보는 듯한 현장감을 만들어낸다.

마이클 역은 그의 실제 조카인 자파 잭슨이 맡았다. 약 2년에 걸쳐 춤과 동작, 무대 매너를 집중적으로 연습하며 특유의 몸짓과 리듬감을 재현했다. 문워크와 회전 동작, 손끝 움직임은 물론 무대 위에서의 시선 처리와 호흡까지 세밀하게 구현하며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단순히 외형만 흉내 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무대 위에서 폭발하는 에너지와 무대 밖에서 드러나는 고요하고 외로운 눈빛 사이를 오가며, 그는 마이클 잭슨이라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재구성해 낸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의 가장 큰 힘은 공연 장면이 주는 압도적인 현장감이다. 대형 스크린과 풍부한 음향으로 재현된 무대는 실제 콘서트를 방불케 하며, 마이클 잭슨의 대표곡들이 흐를 때마다 객석 분위기 역시 공연장처럼 달아오른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