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밀라 요보비치, AI 메모리 도구 개발
작년 9월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밀라 요보비치가 곽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제5원소’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밀라 요보비치(51)가 인공지능(AI)의 기억력을 높이는 오픈소스 AI 메모리 도구 ‘멤팰리스(MemPalace)’를 개발했다.
밀라 요보비치와 비트코인리브레랩스 소속 개발자인 벤 시그먼은 지난 6일 인간의 기억 구조를 모방해 AI와 사용자의 대화를 재구성하는 도구인 ‘멤팰리스’를 개발자들의 공유 사이트인 깃허브에 무료로 공개했다. 쉽게 말하면 ‘AI의 건망증’을 해결하는 도구다.
요보비치가 이 AI 도구 개발에 뛰어든 것은 게임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그는 게임 원작 영화인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 출연하며 게임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스스로 게이머라고 밝힐 정도로 게임을 좋아하게 됐다. 그는 한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AI가 이전 대화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 파일을 꼼꼼하게 정리해 두었음에도 AI는 파일을 제대로 검색하거나 인출하지 못했고 대화 맥락을 파악하지 못했다. 세션이 바뀌면 맥락이 사라져 다시 처음부터 설명해야 하는 ‘AI 건망증’ 문제였다.
요보비치는 해결책을 찾다가 고대 그리스 연설가들이 긴 연설을 외울 때 사용하던 ‘기억의 궁전’ 기법을 알게 됐다. 기존 AI는 사용자와 나눈 대화 데이터를 뭉텅이로 클라우드(가상 서버)로 보내지만, 기억의 궁전 방식은 AI와 사용자의 대화를 분석해 마치 궁전이 별채와 중앙홀, 방 등으로 이뤄졌듯이 대화의 내용을 구조화하는 것이다. 현재 기억해야 할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파악하면(별채), 기억해야 할 내용의 유형을 파악하고(중앙홀), 해당 내용의 주제를 파악한 후(방), AI가 압축·요약한 내용을 찾고(옷장), 이를 원문으로 다시 풀어 최종 검색하는 방식이다.
요보비치는 이러한 아이디어와 설계를 구상했고, 엔지니어인 벤 시그먼이 앤스로픽의 ‘클로드 코드’를 활용해 멤팰리스를 개발했다. 멤팰리스는 AI 성능을 평가하는 여러 벤치마크에서 만점을 받는 등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이 도구는 무료인데, 비슷한 기능을 하는 유료 도구보다 좋은 성능을 보였다. 멤팰리스는 이틀 만에 깃허브에서 ‘좋아요’ 성격의 스타를 2만3000개 받았다.
일각에선 멤팰리스가 과대평가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벤치마크에서 보이는 높은 성능은 성능 평가용 기법이 적용됐기 때문이고, 일반 환경에서는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멤팰리스 개발에 요보비치가 등장한 것은 일종의 ‘연예인 마케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개발자 벤 시그먼은 “(요보비치가) 낮에는 액션영화를 촬영하고 패션쇼에 서고, 밤에는 코딩한다”고 했다. 마케팅이 아니라 요보비치가 실제로 개발에 적극 참여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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