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시현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21일 장중 29만원선을 회복하며 7% 넘게 급등했지만, 노사 잠정합의 직후 주주단체가 법적 대응을 선언하면서 새로운 충돌 국면이 열렸다. 총파업 위기를 넘긴 안도감에 코스피가 7700선까지 치솟았지만, 성과급 지급 방식 자체를 둘러싼 논란은 오히려 더 커지는 분위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주단체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 집회에서 “세전 영업이익의 12%를 성과급으로 연동한 합의는 위법”이라며 가처분과 손해배상 소송을 예고했다. 동시에 현대차·조선·IT업계 노조들도 유사한 성과급 요구를 확대하고 있어 산업계 전체가 ‘영업이익 연동 임금체계’ 논쟁에 휘말리는 양상이다.
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 직후 주주단체 관계자들이 이재용 회장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성과급 지급 방식에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세금 떼기 전 이익 배분”…주주단체, 이사회 소송까지 예고
주주단체가 문제 삼은 핵심은 ‘세전 영업이익 연동’ 구조다. 삼성전자 노사는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에 더해 DS(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10.5%를 신설했고, 이를 합치면 사실상 영업이익 약 12% 수준이 성과급 재원으로 묶이게 된다.
주주운동본부는 “법인세 등 공제를 거치기 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할당하는 것은 국가 조세권을 우회하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또 “배당가능이익 산정 절차와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자금 유출”이라고도 비판했다.
이들은 잠정합의안을 비준하는 이사회 결의가 상정될 경우 무효 확인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합의안에 찬성한 이사들에 대해서도 상법상 충실의무 위반을 이유로 대표소송을 예고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발언한 점도 주주단체는 위법성 근거로 활용했다.
○ 파업은 멈췄는데…성과급 논쟁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
삼성전자 노사 합의는 총파업 돌입 1시간 전 극적으로 성사됐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29만6000원까지 오르며 29만전자를 회복했고, SK하이닉스도 10% 넘게 뛰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는 동시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하지만 이번 합의가 다른 업종 노조들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미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요구안을 제시했고,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영업이익 연동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일렉트릭 등에서는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재계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특수 상황이 다른 산업으로 무분별하게 확산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조선처럼 업황 변동성이 큰 산업에서는 수익성 악화 국면에도 고정 비율 성과급 압박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의 합의가 다른 대기업 노조 요구의 기준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보상 확대가 투자와 신규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29만전자 돌아왔지만”…자사주 물량 변수 남았다
증권가는 노사 리스크 해소 자체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55만원으로 상향했고, 한국투자증권은 57만원까지 제시했다. D램 가격 상승과 AI 반도체 수요 확대, 노사 불확실성 완화가 동시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특별경영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점은 새로운 변수다. 삼성전자는 특별성과급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하며, 이 가운데 3분의 1은 즉시 매각이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회사의 자사주 매입 수요가 주가를 지지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향후 직원 보유 물량이 대거 시장에 출회될 경우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동시에 나온다.
여기에 노조 찬반투표 결과까지 남아 있다. 주주단체들은 만약 부결 뒤 파업이 재개될 경우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파업은 일단 멈췄지만, 삼성전자를 둘러싼 충돌은 이제 노사에서 주주·정치권·산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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