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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역사속 오늘리뷰] 4월 21일 과학의 날 제정

반도체, 인공지능, 바이오, 우주 산업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학기술은 곧 국가 경쟁력 그 자체가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과학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어떤 기술을...

[역사속 오늘리뷰] 4월 21일 과학의 날 제정

1968년 4월 21일 제1회 과학의 날 기념한다는 조선일보 당시 기사 스크랩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967년 4월 21일은 과학의 날 제정한 날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국가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날이기도 하다.

이 날은 정부가 과학기술 행정을 전담하기 위해 과학기술처를 설립한 것을 계기로 이후 1968년부터 ‘제1회 과학의 날’로 기념하게 됐다.

과학기술이 곧 경제 성장과 직결되던 산업화 시기, 이 날의 제정은 한국이 본격적으로 ‘과학기술 중심 국가’로 나아가겠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일제강점기부터

하지만 과학의 날 뿌리는 단순히 1967년에 머물지 않는다. 그 기원은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0년대 암울한 조선 사회에서 일부 지식인과 과학기술인들은 우리나라가 독립을 하기 위해서는 민족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과학의 대중화’였다.

그 중심에는 과학대중화운동단체인 발명학회가 있었다. 이들은 단순히 과학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미신을 타파하고 문맹을 줄이며, 합리적 사고를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1934년은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이 해는 진화론을 통해 인류의 사고방식을 바꾼 과학자 찰스 다윈이 세상을 떠난 지 5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를 기념해 발명학회는 4월 19일을 ‘과학데이’로 정하고 제1회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라, 과학기술을 통해 민족의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이후 1938년까지 총 5회에 걸쳐 이어진 과학데이 행사는 점점 규모가 커졌고,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여하는 범민족적 행사로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과학기술자뿐 아니라 당대의 대표적인 민족 지도자들도 함께했다. 대표적으로 독립운동가이자 정치가였던 여운형, 문학가이자 언론인이었던 주요한, 그리고 지식인 계층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과학을 통해 민족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으며, 이는 과학기술이 단순한 학문을 넘어 사회 변화를 이끄는 도구로 인식되었음을 보여준다.

1960년대 경제개발 본격화 하면서

광복 이후 이러한 흐름은 한동안 단절되었지만, 1960년대 들어 경제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다시금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특히 1967년 과학기술처의 설립은 국가 차원에서 과학기술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정부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4월 21일을 ‘과학의 날’로 지정했고, 이후 1973년에는 ‘세계 기상의 날’까지 통합하면서 과학기술 전반을 포괄하는 국가 기념일로 확대했다. 이 시기 과학의 날은 산업화와 직결된 기술 발전, 연구개발 성과, 과학기술인의 공로를 강조하는 성격이 강했다.

이후 매년 과학의 날에는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을 대상으로 대통령상이 수여됐고, 과학주간과 과학의 달이 운영되면서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됐다. 연구기관 개방, 대중 강연, 학술대회 등은 과학을 국민과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했으며, 이는 과학기술이 더 이상 일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공유해야 할 자산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

오늘날 과학의 날은

오늘날 과학의 날은 과거와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산업화 시대의 과학이 ‘경제 성장을 위한 수단’이었다면, 지금의 과학은 국가의 미래와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반도체, 인공지능, 바이오, 우주 산업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학기술은 곧 국가 경쟁력 그 자체가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과학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어떤 기술을 선택하고 어떤 미래를 설계할 것인지 점검하는 날로 기능하고 있다.

또한 과학의 날은 과학을 대중과 연결하는 역할도 강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과학이 전문가 중심의 영역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유튜브, 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로 확장됐다.

과학관 무료 개방이나 가족 단위 체험 행사, 대중 강연 등은 과학을 ‘이해하는 대상’에서 ‘즐기는 대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는 과학기술이 사회 전반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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