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댓글 부활’ 카드 꺼낸 다음… 바닥 점유율 반등 노린 승부수?
- 다음 개편 뒤 포털 점유율 3.07%로 전년 대비 소폭 상승… 네이버는 소폭 하락
- 신율 교수 “뉴스 댓글 기능, 갈등·양극화 심화 우려… 다음 영향력은 아직 제한적”
다음 댓글2.0 대전환 예시. [자료=다음]
[일요서울ㅣ박대윤 기자] 다음이 지난달 여론 왜곡 우려로 중단했던 실시간 검색 기능과 뉴스 댓글을 부활시켰다. 포털 시장에서 2~3%대 점유율에 머무는 다음이 이용자 유입 확대에 나선 가운데 댓글 기능이 갈등과 양극화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언론의 기능은 정보를 사실로 전달하는 것으로 유럽 언론사들은 댓글 기능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며 “뉴스 댓글은 오히려 갈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도 2023년 이 같은 우려를 줄이기 위해 뉴스 댓글 개편에 나섰다.
당시 다음은 타임톡 도입 배경에 대해 “댓글 서비스가 건강한 공론장으로서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꾸준히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며 “일부 댓글이 과대 대표되거나 부적절한 댓글이 사라지지 않는 기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채팅형 댓글 서비스 타임톡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음은 2020년 실시간 검색어를 폐지하면서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이용자들의 자연스러운 관심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결과를 보여주는 곳이어야 한다”며 “그러나 최근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결과의 반영이 아닌 현상의 시작점이 돼버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본래 목적과 다르게 활용되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카카오의 철학과 맞지 않기에 이를 종료하고 본연의 취지와 순기능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6년 만인 지난달 4일 다음은 실시간 검색 기능인 ‘실시간 트렌드’를 다시 도입했다. 또 같은 달 25일 뉴스 댓글도 부활시키면서 줄어든 이용자 유입과 영향력 회복을 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다음의 연간 평균 포털 점유율은 2019년 5.81%에서 지난해 2.94%로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네이버는 60.90%에서 62.86%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시간 검색어·뉴스 댓글, 드루킹 사태·실검 운동 등 여론전 도구로 변질
2019년 4월 19일 댓글 조작 의혹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드루킹 김동원씨가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과거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실검(실시간 검색) 운동’으로 인한 여론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2018년 불거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뉴스 기사 댓글의 공감 수를 조작하고 특정 정치인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두고 각각 ‘조국 힘내세요’와 ‘조국 사퇴하라’ 등이 번갈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이른바 ‘실검 운동’이 추진됐다. 실시간 검색어가 자연스러운 관심의 반영이 아닌 특정 진영의 메시지를 증폭하는 수단으로 변질된 것이다.
이 같은 문제로 다음은 2020년 2월에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중단하고 네이버도 2021년 2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후 다음은 카카오 데이터 트렌드와 AI 이슈 브리핑, 투데이 버블 등 대안 서비스를 거친 뒤 지난 3월 실시간 검색 기능인 ‘실시간 트렌드’를 재도입했다.
다음 포털 실시간 트렌드 갈무리.
다음은 과거 실검과 달리 검색 로그와 뉴스 문서를 함께 반영하고 반복 검색과 비정상 패턴을 걸러내는 구조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 입장에선 포털 첫 화면에서 순위형 검색어를 다시 보게 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실검 부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뉴스 댓글도 다시 부활했다. 다음은 2023년 6월 기존 추천순·찬반순 댓글 구조를 없애고 기사별 24시간만 운영하는 채팅형 댓글 서비스인 타임톡을 도입했다. 일부 댓글이 상단에 고정돼 실제 여론처럼 보이는 과대대표 문제를 줄이겠다는 목적으로 도입됐으나 이용자들의 여론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언론재단이 2023년 8월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다음의 타임톡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0.7%로 나타났다. 결국 다음은 지난 3월 ‘댓글 2.0’을 내놓으며 다시 게시판형 댓글 구조를 복원했다.
다음은 댓글 2.0에 기사 연관성, 문장 구조, 작성자 신뢰도, 이용자 반응 등을 반영하고 AI가 검수하는 별도 노출 방식을 적용해 여론 왜곡 우려를 낮췄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 여론 왜곡 우려를 낳았던 댓글 기능 자체를 다시 확대한 데 대한 부담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포털 중 2위지만 1위와 현격한 격차… 점유율 반등 가능할까
2026년 3월 25일~ 4월 15일 주요 포털 사이트 점유율. [인터넷트렌드 갈무리]
여론 왜곡 우려와 달리 다음의 이번 개편 이후 감소세에 있던 포털 점유율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포털 점유율은 네이버 62.86%, 구글 29.55%, 빙 3.12%, 다음 2.94%로 나타났다. 개편이 도입된 직후인 지난달 25일부터 4월 17일까지 검색량은 네이버 62.7%, 구글 29.87%, 빙 3.81%, 다음 3.07%로 집계됐다.
개편 전과 후를 비교하면 다음은 0.13%포인트 상승했고 네이버는 0.1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 부문에서도 다음은 소폭 반등했다. 지난해 기준 뉴스 점유율은 구글 54.96%, 네이버 42.19%, 빙 2.2%, 다음 0.57%였으나 같은 기간 구글 64.06%, 네이버 33.62%, 빙 1.67%, 다음 0.62%로 나타났다.
네이버 뉴스 점유율이 약 9%포인트 하락할 때 다음은 소폭 상승하며 하락세였던 점유율 흐름에 반전 조짐을 보였다. 다만 이 같은 변화에도 다음이 여론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율 교수는 “포털 영향력은 점유율과 직결되는데 현재 다음의 점유율을 감안하면 영향력은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이 현재 댓글을 부활시켰다고 해서 여론이 크게 달라지거나 조작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실시간 검색어와 뉴스 댓글이 여론에 미치는 영향은 포털 점유율이 확보돼 있을 때 커진다”며 다음의 이번 조치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음이 과거 여론 왜곡 우려로 접었던 실시간 검색과 뉴스 댓글을 다시 꺼내 들면서 소폭이지만 점유율 반등 조짐은 나타났다. 다만 반등 폭이 제한적이고 여론 형성 기능 부활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여전한 만큼 향후 이용자 반응과 점유율에 큰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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