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규제를 피해 경기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구리·남양주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는 가운데 거래량도 급증하며 ‘풍선 효과’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구리시 인창동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 전용 84㎡는 이달 3일 13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수택동 ‘힐스테이트구리역’ 전용 84㎡도 지난달 14억4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 단지는 지난해 7월 같은 면적이 10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는데 1년 새 4억원 가까이 뛰었다.
거래량도 가파르게 늘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이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구리·남양주·화성 동탄구·용인 기흥구·수원 권선구·안양 만안구 등 수도권 주요 비규제지역 6곳의 올해 상반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만6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556건)보다 64.8% 증가했다. 구리시만 놓고 보면 올해 1~5월 거래가 2129건으로, 지난해 동기(731건)의 약 3배에 달했다.
실거래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구리시의 올해 아파트 가구당 평균 실거래가는 7억2126만원으로 지난해(6억5962만원)보다 9.3% 상승했다. 화성 동탄구도 8억1276만원으로 같은 기간 9.3% 올랐다. 용인 기흥구(7.2%), 남양주(4.6%), 안양 만안구(4.1%), 수원 권선구(3.5%)도 일제히 상승했다.
남양주 다산동도 오름폭이 두드러진다. ‘다산자이아이비플레이스’ 전용 84㎡는 지난달 12억원에, 전용 110㎡는 이달 14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다산e편한세상자이’ 전용 84㎡는 이달 10억9500만원에 팔렸는데, 지난해 5월 같은 면적이 8억98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여 만에 2억원 가까이 뛴 셈이다.
이들 지역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서울 접근성과 개발 호재가 자리한다. 구리 인창동은 지하철 8호선을 이용해 잠실역까지 20분대, 강남역까지 4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남양주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기대감과 함께 왕숙·양정역세권·진접2지구 등 대규모 공급이 진행 중이다. 용인 기흥구와 화성 동탄구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산업 종사자 수요가 집중되며 경기 남부 핵심 주거지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비규제지역은 규제지역보다 대출 한도가 크고 갭투자도 가능해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일부 경기 지역의 매수 문턱이 높아지면서 대출이 더 나오는 비규제지역으로 20~30대 실수요자까지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집값 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매매계약 해제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6개 지역의 계약 해제 건수는 1248건으로 전년 동기(1027건)보다 21.5% 증가했다. 추가 상승을 기대한 매도자들이 배액배상을 감수하고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관심은 규제지역 지정 여부로 쏠리고 있다. 화성 동탄구의 올해 누적 주택가격 상승률은 9.57%, 용인 기흥구는 5.99%로 경기권 최고 수준이다. 함영진 랩장은 “구리·화성 동탄·용인 기흥 등이 일부 정량지표에서 이미 규제지역 지정 요건에 근접했다”며 “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정부가 규제지역 지정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이 거론될수록 막차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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