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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엔비디아 팔고 삼성전자 담았다…RIA 두 달 만에 2조 유입

엔비디아·테슬라 등 해외 빅테크와 미국 레버리지 ETF에서 차익 실현한 자금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미국 빅테크 종목과 ‘디렉시온 반도체 3배 ETF’, ‘나스닥100 3배 ETF’...

엔비디아 팔고 삼성전자 담았다…RIA 두 달 만에 2조 유입

해외 빅테크 차익실현 후 반도체·AI로 자금 이동

“5월말 세제혜택 막차 수요 확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국내 증시로 자금을 되돌리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에 두 달 만에 약 2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테슬라 등 해외 빅테크와 미국 레버리지 ETF에서 차익 실현한 자금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와 코스피200 상장지수펀드(ETF)로 이동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달 말 종료되는 100% 양도소득 공제 혜택을 앞두고 ‘막차 수요’까지 겹치며 가입 증가세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금융투자협회는 21일 지난 3월 23일 출시된 RIA의 누적 가입 계좌 수가 5월 19일 기준 24만2856좌, 총 잔고는 1조944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집계는 RIA를 출시한 24개 증권사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RIA는 해외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국내 상장주식이나 국내 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할 경우 일정 부분 양도소득세를 공제해주는 계좌다. 해외시장에 머물던 개인 투자자 자금을 국내 자본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실제 자금 흐름도 해외에서 국내로 이동하는 양상이 뚜렷했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미국 빅테크 종목과 ‘디렉시온 반도체 3배 ETF’, ‘나스닥100 3배 ETF’ 등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을 대거 매도한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코스피200 추종 ETF 등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자산 잔고는 총 1조2129억원까지 늘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코스피 강세 흐름과 맞물려 RIA 자금 유입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계좌 수와 잔고 규모는 출시 초기 이후 코스피 상승 흐름과 유사한 궤적을 그리며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연령층은 40·50대 중심으로 나타났다. 계좌 수 기준으로는 40대가 31%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6%로 뒤를 이었다. 30대 비중도 21%에 달했다. 잔고 기준으로는 50대가 전체의 32%, 40대가 27%를 차지하며 자산 규모 면에서도 핵심 투자층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투자협회는 세제혜택 적용 시점과 요건을 둘러싼 투자자 혼선 가능성에 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RIA를 통한 해외주식 양도차익 공제율은 이달 말까지 100%가 적용되지만, 오는 6월부터 7월 말까지는 80%, 8월 이후 연말까지는 50%로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사실상 5월 말이 최대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구간’인 셈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세제혜택 축소 이전에 해외주식을 정리하고 국내 자산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도 나타나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 AI·반도체 랠리로 수익이 크게 난 엔비디아·테슬라·나스닥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단순히 5월 안에 매도 주문을 넣는다고 해서 100% 공제 혜택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주식은 국가·상품별로 결제 주기가 다르며 통상 미국 시장은 T+1, 일부 국가는 T+2 체계를 적용하고 있어 실제 ‘결제 완료일’이 5월 안에 들어와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주식을 5월 말 직전에 매도하더라도 결제일이 6월로 넘어가면 공제율은 자동으로 80%로 낮아질 수 있다.

세제혜택 유지 조건도 까다롭다. 투자자는 해외주식 매도 대금을 결제일 이후 1년 동안 RIA 내 국내 상장주식·국내 주식형 펀드·예탁금 등으로 운용해야 한다. 또 다른 일반 계좌에서 해외주식이나 해외 ETF 등을 순매수할 경우 RIA에서 인정되는 공제 혜택이 일부 차감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RIA가 단순 절세 계좌를 넘어 국내 증시 수급 안정 장치로 기능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개인 투자자 자금이 AI·반도체 중심으로 집중되는 흐름과 맞물리며 국내 주식시장 유동성 확대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재영 금융투자협회 본부장은 “RIA는 해외시장에 머물던 유동성이 국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에도 투자 매력이 높은 다양한 국내 투자상품을 확대해 RIA가 환율 안정과 생산적 금융에 기여하는 통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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