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이미지/제작=엠에스투데이)
[MS투데이] 엔비디아의 연중 최대 기술 콘퍼런스 ‘GTC 2026’이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개막한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개발자 행사를 넘어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무대로 평가된다. 특히 차세대 슈퍼칩 ‘베라 루빈(Vera Rubin)’과 추론 특화 반도체 공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16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GTC를 개최하며, 개막일에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약 2시간 동안 기조연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개발자 행사에서 ‘AI 산업 바로미터’로
GTC는 본래 GPU 기술과 병렬 컴퓨팅을 논의하는 개발자 중심 행사로 출발했다. 그러나 생성형 AI 확산 이후 엔비디아가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자로 부상하면서, GTC는 주요 기업 경영진과 투자자까지 집결하는 산업 행사로 위상이 바뀌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는 190여 개국에서 3만 명 이상이 현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참가 인원이 늘어난 규모다. 행사장 인근 숙박비가 급등하는 등 지역 경제에도 파급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GTC에서 공개되는 기술 로드맵이 곧 AI 인프라 투자 흐름을 좌우한다고 본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GTC는 이제 단순한 기술 발표회가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자율주행, 로보틱스까지 연결되는 산업 지형을 제시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최태원 첫 참석…국내 기업 총출동
이번 행사에는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도 대거 참석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처음으로 GTC 현장을 찾는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협력 확대 및 AI 인프라 사업 전반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에 탑재될 HBM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GTC에서 존재감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4와 저전력 D램 모듈, 스토리지 솔루션 등을 선보일 계획이며, AI를 활용한 반도체 제조 혁신 전략도 발표한다. 특히 엔비디아의 ‘루빈’ GPU 이후 세대 제품에 어떤 메모리 기술이 적용될지가 업계의 주요 관심사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과 공장 자동화 기술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미국 자율주행 자회사와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 관련 기술이 소개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LG디스플레이, 네이버클라우드 등 다양한 국내 기업이 세션 발표나 패널 토론에 참여한다.
행사장에는 글로벌 빅테크와 스타트업 전시 부스도 대거 마련된다. 자율주행 차량, 휴머노이드 로봇, AI 에이전트 기반 솔루션 등 이른바 ‘피지컬 AI’ 기술이 주요 전시 주제로 꼽힌다.
최대 관전 포인트…‘베라 루빈’과 추론형 칩
이번 GTC의 핵심은 차세대 AI 반도체 발표다.
엔비디아는 기존 ‘그레이스 블랙웰’에 이어 CPU ‘베라’와 GPU ‘루빈’을 결합한 차세대 플랫폼 ‘베라 루빈’을 하반기 양산할 계획이다. 2027년 이후 출시될 ‘루빈 울트라’, 그 다음 세대인 ‘파인만’의 구체적 사양이 공개될지도 관심사다.
특히 AI 산업이 학습(training) 중심에서 추론(inference)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엔비디아가 추론 특화 칩 전략을 어떻게 제시할지가 주목된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AI 추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의 자산과 인력을 인수했다. 해당 기술은 언어처리장치(LPU) 기반의 초고속 추론 아키텍처로 알려졌다. 만약 이 기술이 엔비디아 플랫폼에 통합된다면, GPU 대비 전력 효율과 비용 문제를 보완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데이터센터 전문가는 “AI 모델이 실제 서비스에 적용되는 단계에서는 학습보다 추론 비용이 더 중요해진다”며 “엔비디아가 추론 영역까지 장악하면 AI 인프라 생태계의 지배력이 더 공고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GPU 이후의 확장…CPU·에이전트·피지컬 AI
시장에서는 노트북용 CPU 공개 가능성도 거론된다. 엔비디아가 자체 설계 CPU를 윈도우 기반 기기에 적용할 경우, 기존 PC 칩 시장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또한 AI 에이전트를 배포·관리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공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쿠다(CUDA)’ 생태계를 통해 개발자들을 자사 GPU에 묶어왔다. AI 에이전트 관리 플랫폼이 등장할 경우,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 로보틱스, 디지털 트윈 등 ‘피지컬 AI’ 분야 발표도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과 로봇 학습 플랫폼을 차세대 성장 축으로 제시해왔다.
AI 슈퍼사이클의 분기점 될까
AI 인프라 투자 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GTC는 엔비디아가 기술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동시에 HBM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를 포함한 확장 전략이 본격화되는 무대이기도 하다.
한 글로벌 IT 전략가는 “지금은 AI 산업의 슈퍼사이클 초입인지, 정점으로 향하는 구간인지 판단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GTC에서 제시되는 로드맵은 향후 2~3년간 데이터센터 투자와 반도체 수요를 결정짓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GTC 2026은 단순한 기술 행사가 아니라, AI 산업의 다음 단계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여주는 이정표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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