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엄마 아빠에게 내 돌봄이 필요한 시간이 가까워진다
돌봄이라니, 내가 그렇게 경계도 없고 끝도 없고 언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는 일을 지속할 수 있을까?
by
전혜진
202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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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가족 넷만 모인 자리였다.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엄마의 최근 건강검진 결과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다. 혈당이 높으니 나가서 걸어야 한다, 매일 집에만 있고 남과 대화를 안 하니 자꾸 단어를 잊어버리는 거다, 안 쓰는 물건 좀 버리고 공간을 만들어서 스트레칭이라도 해라…. 두 딸의 잔소리가 꼬리를 물던 중 운전석의 아빠가 불쑥 입을 열었다. “나중에 아빠 먼저 가고 나면 엄마는 누가 돌봐 줄래?” 쉴 새 없이 진동하던 공기가 그대로 멈췄다. 엄마도, 언니도, 나도 입을 벌린 채 얼어붙었다. 하지만 무슨 말이라도 해야 했다. 셋, 둘, 하나. “내가 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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