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엘리슨 순자산 2129억달러
24%는 금융기관 주식 담보 제공
주가 떨어지면 강제청산 리스크
담보 적은 머스크·저커버그와 대조
오라클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 로이터연합뉴스
오라클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이 다른 기술기업(IT) 창업자들과는 달리 거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받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래리 엘리슨은 그의 아들 데이비드 엘리슨의 워너브라더스 인수를 돕기 위해 400억달러(약 59조원) 이상을 보증했다. 이는 이미 상당한 수준인 그의 부채를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엘리슨 자산의 대부분은 그가 창업한 오라클 지분에서 나온다. 그는 그가 보유한 오라클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아왔다. 그는 이렇게 확보한 자금으로 초호화 요트와 하와이 섬 지분을 확보하는 한편, 아들의 할리우드 사업도 지원해왔다.
현재 그의 순자산은 약 2129억달러(약 315조원)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약 24%는 담보로 제공된 오라클 주식이며, 56%는 담보가 설정되지 않은 주식이다. 나머지 20%는 기타 자산이다. 이는 다른 기술 부호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주식 담보 비중’이다.
IT 창업자 자산 구조. 출처=월스트리트저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주식 담보 비중이 전체 자산의 11% 수준이며, 마크 저커버그(메타·3%), 제프 베이조스(아마존·0%) 등은 담보 대출 비중이 매우 낮거나 아예 없다. 알파벳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 등도 주식을 담보로 대규모 자금을 융통하는 것에는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경영진이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이는 주가 하락 시기에 리스크를 노출한다. 주가가 하락하면 금융기관은 담보 가치 유지를 위해 주식을 강제 매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창업자처럼 지분율이 높은 경우, 이 같은 주식 대량 매도는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
엘리슨은 워너브라더스 거래 보증 이전부터 이미 상당량의 주식을 담보로 설정해 왔다. 다만 이번 거래로 담보 규모가 더 늘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기업들은 통상 연례 위임장 보고서를 통해 1년에 한 차례 관련 내용을 공시한다. 오라클은 9월에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라클 이사회는 공시를 통해 “엘리슨이 담보 주식에 의존하지 않고도 개인 대출을 상환할 충분한 재정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오라클의 주가 하락은 그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WSJ은 짚었다. 오라클 주가는 지난해 9월 이후 약 50% 하락했다.이에 따라 엘리슨의 지분 가치 역시 정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업계에서는 엘리슨의 사례가 ‘주식 담보 대출’ 전략의 양면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도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시장 변동성에 따라 리스크가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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