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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어제는 훈장, 오늘은 피의자 소환 [세상읽기]

계엄의 밤, 어제의 ‘영웅’이 오늘의 ‘내란 피의자’로 소환되고 있다.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이 지난 10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피의자 조사를 위해 경기 과천 2차 종합특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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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 전 정의당 의원

계엄의 밤, 어제의 ‘영웅’이 오늘의 ‘내란 피의자’로 소환되고 있다.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 김형기 전 육군특수전사령부 대대장, 그리고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까지, 12·3 비상계엄의 어두운 밤을 통과한 이름들이 다시 수사기관과 특검에 소환되는 장면은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이들은 내란 중요 가담자인가, 아니면 헌법을 수호한 장교들인가. 아니, 우리는 이 둘 사이를 구분할 수 있는가.

당시 이들이 서 있던 자리는 군형법과 헌법 사이의 좁은 칼날이었다. 상급자의 계엄·국회 침탈 명령을 거부하면 항명죄, 그대로 수행하면 내란죄라는 구조 속에서, 어느 쪽으로 몸을 기울이든 ‘죄’를 향해 미끄러지도록 설계된 제도였다. 계엄 13일 전, 군 검찰이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에게 항명 혐의로 징역 3년을 구형한 사건은,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면 박정훈처럼 된다”는 신호를 군 전체에 내려보냈다. 그 신호는 계엄의 밤, 국회와 서강대교, 본회의장 문 앞에서 망설이던 장교들의 머릿속에서 반복 재생되었을 것이다. “명령을 따르면 내란, 거부하면 항명”이라는 구조적 협박 속에서, 군인의 양심은 선택이 아니라 범죄의 구성 요건으로 편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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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현의 행적은 이 모순을 응축해 보여준다. 그는 이진우 당시 수도방위사령관의 명을 받아 특임대를 국회 담장 안 수소충전소 인근까지 진입시켰고,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일선에 전달하는 과정에 있었다. 그러나 시민의 저항이 격렬해지는 순간 그는 망설였고, 결국 서강대교 북단에 있던 병력을 “넘지 말라”는 회군 명령으로 묶어 세웠다. 이 순간 계엄 작전을 총괄하던 김용현 국방장관의 권위는 무너졌다. 이후 계엄군의 임무 태만과 여의도 작전지역으로부터의 이탈은 내란 세력이 2차 계엄으로 나아가는 의도마저 분쇄시켰다. 지난해 그는 국방부와 청와대로부터 헌법 수호 공로를 인정받아 보국훈장과 특별 진급 자격까지 부여받았다. 그러나 올해, 같은 국가의 또 다른 손은 그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피의자로 소환했다. 새로 드러난 사실은 거의 없다. 동일한 사실관계를 두고 작년의 국가는 “중단과 결과”(회군과 내란 실패)에 초점을 맞춰 그를 ‘영웅’으로 불렀고, 올해의 국가는 “행위의 착수”(국회 출동과 초기 명령 이행)에 초점을 옮겨 그를 ‘내란 가담자’로 지목했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에 이어 국방부 조사본부와 감사관실까지 총동원되어 내란을 조사했고,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수여된 훈장은 잘못된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이 장교들이 “자랑스럽다”며 악수를 하고 격려해준 것도 잘못된 일인가. 이 장교들을 불기소한 1차 특검도 잘못되었는가. 계엄 당시 김형기 특전사 1대대장은 보다 노골적인 딜레마에 놓여 있었다. 계엄 날 국회 본청에 진입한 그에게 여단장은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 명령을 부하에게 전달하고 돌파하게 하면 내란 가담이고, 머뭇거리거나 거부하면 항명죄가 된다. 그가 실제로 어느 지점까지 명령을 복창하고 어느 지점에서 멈추었는가를 두고, 오늘 군 수사기관은 형법상 내란 부화수행 여부를 따지고 있다. 김명수 전 합참의장에게 제기되는 책임은 보다 상층의 구조적 차원이다. 그는 국회 군 투입과 비상계엄 절차의 위헌성을 보고받고도, 국방부 장관에게 병력 철수나 계엄 중지 건의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오히려 특전사와 수방사에 “계엄 사무를 우선하라”는 지시를 내려, 국회·언론·핵심시설 장악을 위한 계엄 임무 수행을 독려했다는 것이 수사기관의 주장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김명수 합참의장은 11월에 김용현의 “북한 오물풍선 원점 타격” 지시를 거부한 인물이기도 하다. 계엄의 준비 과정에서 이탈한 비협조적인 합참의장이기에 1차 특검은 그를 기소하지 않았었다. 이 판단은 잘못된 것인가.

문민통제란 군을 통제하는 정치·민간 권력이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체제다. 작년에는 이들을 내란 가담을 거부한 장교로 영웅화했다면 지금에 와서 해석이 달라진 데 대해 청와대나 국방부가 말이 없다는 건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태도다. 지난해 국군의 날에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훈장까지 주면서 장교들을 정치 도구로 써먹고,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이 장교들을 격려하기까지 했다. 그러고 이제는 나 몰라라 하는 국방부가 과연 책임 있는 기관인지, 그 진정성이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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