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담은 선봉장·김수협은 군량·무기 맡은 관향장
광복 81주년 맞아 전투·보급 함께 만든 항일정신 재조명
▲ 제81주년 광복절인 15일 의성 항일독립운동기념탑에서 최유철 의성군수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기리며 헌화하고 있다. 의성군 제공.
총을 들고 전투의 맨 앞에 선 의병도 있었고, 뒤에서 군량과 무기·의복을 마련하며 싸움을 이어갈 힘을 보탠 이들도 있었다.
광복 81주년을 맞은 15일 의성에서는 130년 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일어섰던 의성 의병들의 항일정신이 다시 조명됐다.
의성군은 이날 항일독립운동기념탑에서 최유철 의성군수와 박형수 국회의원, 지무진 의성군의회 의장, 도·군의원, 보훈단체장, 기관단체장 등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81주년 광복절 참배행사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기념탑 앞에서 헌화와 분향을 한 뒤 묵념하며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희생을 기렸다.
올해 광복절은 의성으로서는 의미가 하나 더 있다. 1896년 의성 의병이 일어난 지 꼭 13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당시 의성지역 유림들은 의성향교에 모여 의병을 조직하고 사촌마을 출신 김상종(金象鍾)을 의병장으로 추대했다.
이후 의병 활동은 전투에 참여한 이들뿐 아니라 군량과 무기, 의복을 마련한 사람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어졌다.
김억 의성의병기념관장 겸 광복회 의성지회 사무국장은 “의성 독립운동의 뿌리는 의병운동에서 찾을 수 있다”며 “이후 1919년 비안지역을 중심으로 만세운동이 전개되면서 항일의 맥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 제81주년 광복절인 15일 의성 항일독립운동기념탑에서 열린 참배행사에서 박형수 국회의원(앞줄 왼쪽부터), 최유철 의성군수, 지무진 의성군의회 의장, 최태림·김수문·장은주 경북도의원 등 참석자들이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 의성군 제공.
의성 의병의 활동은 같은 집안에서도 서로 다른 역할로 이어졌다.
의병장 김상종의 족숙인 김수담은 선봉장으로 전투 일선에 섰다. 김 관장에 따르면 김수담은 1896년 5월 옥산면 황산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목숨을 잃었다.
김 관장의 증조부인 김수협은 관향장을 맡았다. 군량과 무기, 의복 등 의병부대가 싸움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군수를 책임지는 자리였다.
김수담이 전투의 앞을 맡았다면 김수협은 뒤에서 항전을 지속할 기반을 뒷받침한 셈이다.
김 관장은 “의병은 앞에서 싸운 사람들만으로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며 “군량과 무기, 의복을 마련하며 의병을 뒷받침한 사람들의 역할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의병사를 전투와 의병장 중심으로만 바라보기보다 이름 없이 군수와 보급을 담당했던 사람들의 역할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의성지역 항일독립운동의 규모는 항일독립운동기념탑에 남아 있는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기념탑 건립 자료에 기록된 의성 출신 독립운동가는 283명이며, 이 가운데 55명이 건국훈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896년 의병운동에서 시작된 항일의 흐름은 1919년 3·1운동 당시 비안지역 만세운동 등으로 이어지며 지역 독립운동사의 한 축을 형성했다.
최유철 의성군수는 “광복절은 독립을 염원하며 투쟁한 선열들의 고귀한 결실”이라며 “군민 모두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고 독립정신을 계승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희생하신 모든 분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의성군은 광복절을 맞아 주요 읍·면 가로변에 태극기 가로기를 게양했다. 또 지역 18개 읍·면마다 태극기 달기 모범마을을 지정해 주민들의 국기 게양 참여를 독려했다.
광복 81주년이자 의성의병 창의 130주년을 맞은 올해 광복절은 독립운동의 이름난 인물뿐 아니라 전투와 보급, 후방 지원 등 각자의 자리에서 항일에 힘을 보탠 지역민들의 흔적을 함께 돌아보는 자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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