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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안 오른 게 없네" 개미들 꽂혔다…1.2조 '뭉칫돈' 몰린 곳 [투자톡]

원자재 펀드에 최근 한 달 동안에만 1조원 넘는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와 구리, 농산물을 비롯해 원자재 전반의 가격 상승 랠리가 펼쳐지면서 펀드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진 영향이다.

"안 오른 게 없네" 개미들 꽂혔다…1.2조 '뭉칫돈' 몰린 곳 [투자톡]

구리와 금 등 주요 원자재 이미지./사진=챗GPT 이미지

원자재 펀드에 최근 한 달 동안에만 1조원 넘는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와 구리, 농산물을 비롯해 원자재 전반의 가격 상승 랠리가 펼쳐지면서 펀드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진 영향이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과 인공지능(AI) 산업 현장에서의 폭발적 수요, 기상 악화 등의 복합 요인이 원자재값을 계속 밀어 올리고 있다.

원자재 펀드 설정액 한 달간 1.2조 증가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원자재 펀드 37개의 설정액은 5조8613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한 달간 1조2451억원 늘었고 일주일 동안에만 6280억원 증가했다. 이들 펀드의 현재 가치를 나타내는 순자산은 6조6736억원으로 설정액보다 약 13.9% 많은 수준이다. 원자재 펀드는 원유, 구리, 금·은, 농산물 등 각종 원자재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원자재 전반의 가격 상승이 지속되자 해당 펀드에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 동향을 보여주는 TR/CC CRB(TRCCRB)지수는 지난 17일(현지시간) 425.46을 기록했다. 한 달간 7.23% 올랐고 석 달 동안 17.51% 상승했다. 지난 10일에는 429.15까지 치솟아 과거 원자재 슈퍼 사이클의 정점에 달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금리와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어 자산 배분 차원에서 원자재 펀드를 찾는 수요가 꾸준히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고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생산시설이 피격되는 등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다. 구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불확실성에 따른 재고 축적과 AI 산업 수요가 맞물리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지난 17일 구리 가격은 t당 1만4491달러로 전날보다 2.04% 올랐다. 이는 연초 대비 15.86% 뛴 수준이다.

농산물 가격도 상승세다. 중동 분쟁에 따른 교역 차질과 엘니뇨 등 이상기후로 농산물 시장의 불안정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7일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옥수수 선물 가격은 부셸당 530.5센트로 연초 이후 21.26% 뛰었다. 같은 기간 대두도 부셸당 1319.75센트로 26.2% 올랐다.

금의 경우 지난 1월29일 트로이온스(31.1035g)당 5318.4달러까지 치솟아 고점을 형성한 이후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우려가 반영되면서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저가 매수세가 확인되면서 트로이온스당 4000달러 부근에서 견고한 지지선이 형성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변동성 주의…"가격 변수 살펴 투자해야"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은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우선 원유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과 이란이 확전을 자제하면서 원유 가격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이후에도 수급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주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설비 파손으로 복구가 어렵거나 겨울 난방 시즌을 앞두고 재고 수준이 지나치게 낮아 수급 위기가 불거질 에너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구리의 경우 관세 차익거래가 만든 재고 이동 영향이 줄어들어도 광산 공급 부족이 하단을 지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리 가격은 정련동 관세 철회 확정이 발표되지 않는 한 t당 1만35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광산·제련수수료(TC)가 하방을 받칠 것"이라며 "다만 1만5000달러를 돌파하려면 관세 확정이나 추가 광산 차질 같은 촉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금값은 Fed의 긴축 기조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질 때마다 북미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유출되면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주란 연구원은 "귀금속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소강되기까지 적극적인 비중 확대보다 조정 시 투자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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