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7 시리즈인 아이폰17 프로(사진 왼쪽)와 17 에어 모습. [사진=SK텔레콤]
금융당국이 토스뱅크의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약관 심사를 마치면서, 현대카드가 독점하던 국내 애플페이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토스뱅크 CI. [사진=토스뱅크]
30일 여신금융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토스뱅크의 애플페이 관련 약관을 심사했다.
업계에 따르면 페이 서비스는 전자금융거래법 기반 서비스로 금감원의 약관 승인부터 받아야 한다.
아직 서비스 출시 시점은 미정이지만, 금융당국의 약관 심사 종료에 따라 토스뱅크 고객들도 앞으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신한카드·KB국민카드 CI. [사진=각 사]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 일부 카드사는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약관 심사를 통과했거나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한카드는 홈페이지에서 애플페이 등록 관련 문구가 노출되는 사례 등이 이어지면서 출시가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실제 서비스 확대까지는 변수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 카드사는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 여부와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도 애플페이 도입 여부와 관련해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CI. [사진=현대카드]
만약 카드사 참여가 확대될 경우, 지난 2023년 현대카드가 국내에서 처음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약 3년 만에 추가 카드사가 등장하는 셈이 된다. 그동안 애플페이를 이용하려면 현대카드만 사용해야 했지만 카드사 참여가 늘어날 경우 이용자의 선택지는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선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배경에는 최근 카드업계 전반의 실적 둔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해 카드업계 주요 회사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애플페이를 도입한 현대카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당기순이익은 35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 증가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이 직접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신규 고객 유입과 브랜드 효과 측면에선 의미 있다"면서 "특히 젊은 고객층 확보 전략으로는 충분히 매력적인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020세대의 애플 아이폰 이용률이 60%로 삼성 갤럭시를 넘어섰다. 이에 애플페이의 카드사 연동이 확대될 경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페이사 선호도가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한다.
또한, 간편결제인 '페이 결제' 비중의 급격한 증가는 카드사들이 수수료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애플페이 도입을 서두르는 핵심 배경이 되고 있다.
실제로 '페이 결제'의 하루 평균 이용 건수와 이용금액이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지난해 전자지급 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간편지급' 서비스의 일평균 이용건수도 지난해 3557만건으로 전년대비 14.9% 증가했다. 하루 평균 이용액도 1조 1053억원으로 14.6% 늘어났다.
간편지급 서비스는 신용카드 정보를 휴대전화 등에 미리 저장하고 공인인증서 없이 비밀번호나 지문인식 등 방법으로 간편하게 결제하는 서비스로 삼성페이, 애플페이 등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풀어야 할 변수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삼성페이 관련 수수료 이슈를 풀어야 한다.
GS25에서 고객이 삼성월렛머니를 통해 상품을 구입하고 있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은 관련은 없음). [사진=GS25]
삼성페이는 그동안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았지만, 애플페이는 수수료를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페이 서비스 초기에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10개 카드사 및 여신금융협회와 수수료 없는 협약 성격으로 시작했다. 이후 애플페이가 등장하면서 카드사와의 '집단 협약'에서 '개별사 계약'으로 체제가 바꼈다. 해외 결제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카드사별로 다른 수수료를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삼성페이가 국내 결제에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을 경계하는 입장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애플페이 도입이 확대되며 삼성페이도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카드사에 수수료가 새롭게 부과된다면 결국 그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는 카드사들이 소비자들에게 수수료를 전가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카드론 규제 등 신용판매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수수료 부담까지 더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결제 인프라 문제가 꼽힌다.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의 비접촉 결제 방식으로 작동한다. 해외에서는 NFC 결제가 이미 보편화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단말기 보급률이 낮은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가맹점 가운데 NFC 결제 단말기를 갖춘 곳은 약 10%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애플페이 확산을 위해서는 카드사 참여 확대와 함께 단말기 보급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카드업계는 애플페이 도입이 단순히 서비스 확대에 그치지 않고,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의 기폭제가 되어 '득보다 실'이 커질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
이미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수천억원대의 추가 비용 부담이 현실화될 경우, 서비스 도입 속도를 조절하는 등 신중한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은 단순히 결제 수단의 추가를 넘어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표준과 비용 구조를 흔드는 기점이 될 것"이라며 "카드사들은 당장의 점유율 확대와 장기적인 수익성 방어 사이에서 치열한 손익 계산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결국 토스뱅크를 필두로 한 주요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합류는 시간문제로 보이지만, 그 속도와 범위는 '수수료 협상'과 '인프라 구축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넘어서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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