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가이자 작곡가·비디오 아티스트인 구자하(42)가 국제입센상을 수상했다. 주한노르웨이대사관 제공
공연예술 작가 겸 작곡가, 비디오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구자하가 26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정부가 수여하는 국제입센상을 받았다. 구자하는 ‘연극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 상을 아시아인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로 수상하는 새 역사를 썼다. 상금은 250만 크로네(약 3억5800만원)에 달한다.
노르웨이 출신의 세계적인 극작가 헨리크 입센(1828∼1906)을 기리기 위해 2007년 제정된 국제입센상은 2010년부터 격년으로 시상되고 있다. 특정 시즌의 단일 작품을 평가하는 올리비에상 등 여타 연극상과 달리, 작가나 극단이 선보여온 예술 작업 전반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욘 포세(2010년)와 페터 한트케(2014년) 등 역대 입센상 수상자들이 이후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 심사위원회는 수상자 선정 배경에 대해 “너무 자주 찬성과 반대로 나뉘는 세상에서 연극을 ‘사이의 공간’, 즉 사람들이 모여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상상하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상해낸 상상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한 구자하는 2011년부터 유럽을 주 무대로 활동해왔다. 독일 베를린에서 전자음악을 하다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예술대학에서 동시대 연극 석사 과정을 밟았으며, 현재는 벨기에 겐트 소재의 공연예술기관 캄포(CAMPO)에서 협력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구자하는 이번 수상에 대해 “동시대 감각을 잃어버린 채 과거의 형식에 머물러 있거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귀 기울이지 않는 연극을 싫어한다”며 “연극을 계속 의심하기 때문에 연극을 만드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연극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무대에는 누가 설 수 있는지, 우리는 아직 누구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는지 계속 질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수상의 의미에 대해 “내가 입센상을 받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아직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어쩌면 찾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앞으로도 내가 살아가는 시대를 계속 질문하며, 이미 그려진 지도의 중심이 아닌 아직 그려지지 않은 곳을 향해 움직이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