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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름다운 자연이 건넨 위로와 희망 많은 사람들 일상서 누릴 수 있도록

신정훈 ㈜테라럭스 대표의 웃음 섞인 소개에는 사업의 본질을 향한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식물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원을 조성하고, 가꾸는 법을 가르치며, 그 과정에서 일자리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

구글 선호출처 추가

테라럭스가 울산 중구청과 함께 전통한옥 체험·숙박시설 어련당에서 사회공헌형 정원문화 전시 '정원미학-한옥, 꽃과 계절을 입다'를 선보였다. 사진은 어련당 오른쪽 계단 전시 모습. 창업일자리연구원 제공

"저희요? 쉽게 말하면 풀 팔아서 먹고삽니다."

신정훈 ㈜테라럭스 대표의 웃음 섞인 소개에는 사업의 본질을 향한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식물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원을 조성하고, 가꾸는 법을 가르치며, 그 과정에서 일자리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 테라럭스가 키우는 것은 꽃과 나무이자 자연을 누리는 사람들의 일상이다.

2028울산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지역 정원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테라럭스는 정원 시공과 교육을 핵심으로 유지관리·문화기획·기업 사회공헌을 연결하며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정원사와 플로리스트가 함께 일군 청년기업으로 올해 사회적기업 창업지원사업을 거쳐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정원사와 플로리스트 부부가 함께 이끄는 테라럭스의 정원교육 현장. 창업일자리연구원 제공

사업 실패 후 울산의 자연에서 찾은 재기의 씨앗

출발은 사업 실패 뒤 찾아온 쉼이었다. 법학을 공부하다 창업에 뛰어든 신 대표는 음식점 등 여러 사업을 경험했다. 코로나19로 운영하던 고깃집을 접은 뒤에는 동네 뒷산과 태화강국가정원을 걸었다. 익숙했던 도시가 새롭게 보였다.

"산도 있고 바다도 있고 강도 있잖아요. 이렇게 좋은 자연을 가진 도시가 왜 늘 '노잼 도시'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할까 싶었어요"

신정훈 테라럭스 대표. 창업일자리연구원 제공

친구들과 시작한 자연 탐방은 울산의 풍경을 찾아 알리는 '대동울지도' 모임으로 자랐다. 영남알프스와 지역 곳곳의 꽃과 나무를 만나는 경험은 자연이 사람에게 건네는 위로를 사업으로 이어갈 계기가 됐다.

2023년 출발한 테라럭스의 초기 사업은 조화 제작이었다. 버려지는 나무와 보존 처리한 잎을 활용해 빛이 부족한 실내에서도 자연의 분위기를 느끼도록 했다. 이후 고객들의 정원 조성 요청이 늘면서 시공과 교육으로 중심축을 옮겼다.

정원과 실내 공간에 초록의 생기를 더하는 테라럭스의 시공 현장. 창업일자리연구원 제공

조성된 공간 계속 쓰이도록 시공 이후까지 설계

테라럭스의 사업모델은 공간 조성과 사람의 참여를 함께 설계하는 데 있다. 정원을 만든 뒤 유지관리와 원예교육을 연결하고, 임직원 체험·문화행사·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활용 범위를 확장한다.

"정원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정원이 계속 사람에게 쓰이게 만드는 겁니다"

어린이집에 기업 사회공헌형 정원을 조성하고 교육을 진행하거나, 발달장애인 이용시설에서 식물을 돌보는 활동을 이어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성된 공간이 지속적으로 쓰이도록 운영과 교육을 결합하는 것이다.

중심에는 '정원 복지'가 있다. 나이와 소득, 장애 여부에 관계없이 자연을 가까이하고 직접 가꾸는 기회를 넓히겠다는 뜻이다. 정원을 배움과 참여가 일어나는 생활의 기반으로 바라본다.

사회적기업 진입 역시 이러한 가치를 기업 운영에 담기 위한 선택이었다. 신 대표는 교육과 전시, 일자리 창출을 일회성 활동에 그치지 않고 정관과 운영 원칙 안에서 지속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나무와 보존 처리한 잎으로 자연스러운 질감을 살린 테라럭스의 친환경 조화 제작 사례. 창업일자리연구원 제공

자생식물 보전-발달 장애인 일자리 창출 연계 추진

테라럭스는 자생식물의 보전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연계한 사업도 추진 중이다. 섬기린초·참나리·꿀풀·섬초롱꽃 등의 생육 특성과 활용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실제 섬기린초 2,000본을 도입해 울산 지역 발달장애인 관련 기관과 함께 재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재배 과정은 발달장애인의 직무훈련과 일자리 창출로 연결한다. 성장한 식물은 해양폐플라스틱을 활용한 화분에 심어 환경교육 키트로 개발하고 있다. 식물을 기르는 일이 직업 경험이 되고, 재활용 소재와 만난 식물이 환경을 배우는 교재가 되는 구조다.

자생식물의 연구·보전부터 생산·보급, 취약계층 고용, 자원순환과 환경교육까지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활동이 지역의 소득과 일자리로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어련재 내부 전시 모습. 창업일자리연구원 제공

전통한옥 어련당서 청년·시니어 등 사회공헌 전시 주목

테라럭스는 10월 16~18일 울산 중구 산전길의 전통한옥 '어련당'에서 정원문화 기획전 '한옥, 꽃과 계절을 입다'를 열었다. 울산 중구청과 한국정원교육협회가 후원하는 사회공헌형 전시로 준비했다.

청년과 시니어, 경력단절여성 등 교육 참여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한옥의 마당과 실내, 돌계단에 꽃 작품을 배치해 전통건축과 가을의 정취를 빛냈다. 배움이 발표의 기회로 이어지고 시민이 정원문화의 생산자로 참여하는 무대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울산 곳곳 다음 세대에 남길 '그린 발자국' 기대

신 대표에게 '으아리'는 기업의 지향점을 담은 상징적인 식물이다. 자신이 누렸던 자연의 혜택을 다음 세대에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그 안에 있다. 작은 공간에 식물을 심고 가꾸는 일 역시 미래 세대가 누릴 자산을 지키는 실천으로 여긴다.

그는 기업의 탄소발자국처럼 테라럭스가 남긴 '그린 발자국'을 기록하고 싶다고 했다. 조성한 정원과 식물의 생육, 창출한 일자리, 교육 참여 등을 축적해 사업이 지역사회에 남긴 변화를 살펴보겠다는 구상이다. 자생식물의 확산 역시 장기적으로 관찰하고 싶은 과제다.

전미향 창업일자리연구원 홍보팀장. 창업일자리연구원 제공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에코바디스(EcoVadis)를 언급하며, 정원 분야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설명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8울산국제정원박람회는 테라럭스에 성장의 기회다. 그러나 기업이 바라보는 시간은 행사 이후까지 이어진다. 박람회의 관심이 일상 속 정원문화와 지역의 일자리로 남도록 하는 것. 정원사와 플로리스트가 심은 씨앗은 이제 울산의 자연과 사람을 잇는 사업으로 뿌리를 넓히고 있다.

'땅에 빛을 더한다'는 이름처럼, 테라럭스가 울산 곳곳에 어떤 초록빛을 더할지 주목된다.   전미향 창업일자리연구원 홍보팀장

전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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