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작 위성 'K-라드큐브' 우주로
아르테미스 발사 5시간 뒤 로켓 분리
우주 진출에 필수 '스페이스 헤리티지'
SK "고궤도 품질 보증 기술 근거 확보"
삼성 "다양한 반도체 우주 특정 평가"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을 총괄한 'K-라드큐브' 위성 탑재체 구조 모식도. 우주항공청 제공
57년만에 재개된 유인 달 탐사 미션 ‘아르테미스 2’ 의 로켓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도 동행한다. 반도체가 극한 우주 방사선 환경에서 받는 영향을 분석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우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일 오전 7시 35분(현지시간 1일 오후 6시 35분)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한 아르테미스 2의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의 큐브위성 ‘K-라드큐브'(RadCube)가 실렸다.
K-라드큐브는 신발상자 크기의 작은 위성이지만, 지구를 둘러싼 고에너지 영역인 ‘밴앨런 복사대’에서 강력한 우주방사선의 영향을 분석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는다. 향후 인류가 달 기지 건설을 넘어 화성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건강과 장비 영향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저궤도 방사선량 계측장치로 우주 환경을 해부하는 것이다. 위성은 천문연이 개발을 총괄했고, 국내 인공위성 기업 나라스페이스가 본체 설계·제작을, KT SAT이 지상국 인프라 구축과 위성 운영을 맡았다.
K-라드큐브에는 특별한 손님이 탔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멀티칩 모듈’은 나노미터 크기의 트랜지스터, 3차원 구조와 신물질을 적용한 메모리 등 차세대 로직・메모리 반도체로 구성됐다. SK하이닉스 역시 ‘메모리 반도체 칩’을 탑재했다. 위성에 반도체를 보내 검증하는 시도는 종종 있지만, 이번에는 단순한 작동 여부 확인을 넘어 방사선 계측장치가 제공하는 데이터와 반도체끼리의 실시간 반응을 연계 분석할 수 있는 기회다.
밴앨런 복사대는 반도체에 치명적인 환경이지만, 이곳에서의 기록은 향후 심우주 탐사용 반도체 시장 진출을 위해 꼭 확보해야 하는 '스페이스 헤리티지(우주 유산)'다. SK하이닉스는 “드론과 상용 인공위성 궤도부터 밴앨런 복사대까지 통과하는 고궤도에서의 메모리 반도체 품질 보증 설루션을 위한 핵심 근거 자료를 확보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소자가 소형화·미세화하면 미량의 방사선에도 결함이 생기기 때문에 다양한 반도체의 우주 환경 특성을 평가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싣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2'에 실려 발사된 한국 큐브위성 'K-라드큐브'의 비행 궤적을 그린 그림. 우주항공청 제공
K-라드큐브는 로켓 발사 약 5시간 뒤 분리돼 밴앨런 복사대를 반복 통과하는 궤도로 진입하게 된다. 이때 위성은 수증기 추진 시스템을 이용해 우주를 비행한다. 문홍규 천문연 우주과학탐사본부 책임연구원은 “유인 임무의 특성상 NASA에서 요구한 화학연료 기준이 엄격하다 보니, 액체 상태의 물을 가열한 뒤 수증기를 분사해 궤도를 수정하는 단순하지만 신뢰도 높은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궤도 진입 후 빠르면 2시간 이내에 지상국과 교신을 시도하게 된다. 교신과 점검을 마친 K-라드큐브는 약 28시간 동안 과학 측정을 우선 수행한 뒤, 위성과 탑재체 상태에 따라 최대 2주간 추가 임무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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